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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백년가게]"상다리 부러지는 한정식? 이젠 1인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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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30년 이상 도ㆍ소매, 음식업을 영위하는 소상인 중 전문성, 제품ㆍ서비스, 마케팅 차별성 등 일정 수준의 혁신성이 있는 기업을 발굴해 '백년가게'로 육성하기로 했다. 대(代)를 이어가며 100년 전통을 자랑할 한국의 백년가게를 소개한다.

[한국의 백년가게]⑥전주 늘채움
33년째 업 이어온 2대 사장 "100년 가려면 전통도 변해야"
푸짐한 전라도 상차림 혁신…먹을 만큼만 개인상에 내
바뀌지 않은 원칙은 '정성'…매일 아침 직접 식재료 사
대전·법성포서 받아오는 생선 즉석구이가 백미


[한국의 백년가게]"상다리 부러지는 한정식? 이젠 1인상이죠" 늘채움 2대 주인장인 김선웅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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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아시아경제 이은결 기자] "100년 가려면 전통도 변해야 합니다. 해왔던 대로만 고집하지 말고 손님 반응을 살펴서 바꿀 건 바꿔나가야죠."


전북 전주시 덕진공원 앞에 위치한 한정식당 늘채움의 2대 주인장 김선웅 사장(36)은 33년째 업을 이어온 비결로 '혁신'을 꼽았다.

늘채움은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지는 전라도 한정식을 추구하지 않는다. 현대적이고 정갈한 차림을 강조한다. 주(主)요리를 살리고 밑반찬을 줄였다.


반찬 재활용, 음식물 낭비에 대한 경각심으로 '먹을 만큼만' 먹자는 인식이 퍼지면서 늘채움의 상차림도 변했다고 한다. 김 사장은 "예전에는 무조건 푸짐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요 근래에는 적당한 음식이 적당한 그릇에 적당히 들어가있는 것을 선호한다"며 "이런 추세를 포착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백년가게]"상다리 부러지는 한정식? 이젠 1인상이죠" 늘채움정식



김 사장은 2015년 아버지 김만종 사장(70)에 이어 가게를 책임지면서 식당을 탈바꿈했다. 가게 이름부터 내ㆍ외관은 물론 찬그릇부터 조명까지 시각적 부분도 더 세심히 신경썼다.


핵심은 1인상으로의 변화였다. 아기자기한 자기그릇에 딱 한 사람 먹을 만큼만 반찬을 담아 개인상에 내온다. 주요리를 부각하고자 전골과 떡갈비는 전용 화로에 나온다. 이 덕에 식사 내내 온기가 가득하다. 식탁마다 설치한 은은한 조명은 식욕을 돋운다.


바뀌지 않은 한 가지, 늘채움의 백미는 생선구이다. 김만종 사장 때부터 생선구이로 현지인들의 인정을 받아 왔다. 대전, 법성포 등에서 받아오는 싱싱한 생선을 천일염으로 간하고, 진공상태에서 하루 숙성해 잡내를 제거했다. 초벌구이를 하지 않고 주문 즉시 구워 육즙을 풍부하게 살렸다.


김 사장은 "간을 거의 하지 않고 생선 고유의 맛을 살려 마치 회를 먹는 듯하다는 평을 듣는다"고 설명했다. 함께 나오는 달착지근한 떡갈비, 칼칼한 김치전골은 생선구이의 삼삼한 맛과 조화를 이룬다.


상다리는 부러지지 않지만 1인 2만원이 안되는 가격에 깔끔하고 푸짐한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김 사장은 "한정식이라는 식단이 재료 단가는 올라가지만 매출은 정체돼있는 편"이라며 "가격을 크게 변동하지 않고 1인상으로 바꾸니 인기가 더 있다"고 한다.


가게 전통은 바뀌었을지라도 2대째 내려온 원칙은 간결하다. '정성'이다. 가뜩이나 손이 많이 가는 한정식을 1인상으로 바꾸고, 즉석 구이를 고집하는 이유는 결국 손님에 대한 정성이다. 매일 아침 인근 도매시장에서 식재료를 사와 그날 소진케 하고, 식탁 회전수보다는 손님 만족도를 우선한다.


[한국의 백년가게]"상다리 부러지는 한정식? 이젠 1인상이죠" 늘채움 식당 내부 모습



김선웅 사장은 "손님들이 배려받는 기분, 건강하고 깔끔하게 잘 먹었다는 느낌이 들도록 노력한다"고 이야기한다. 김만종 사장도 "철저히 손님 관점에서 위생, 서비스 모두 여타 식당보다 신경을 많이 쓴다. 그동안 가게 수리도 여러 차례 해왔다"며 5년째 모범식당을 유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유네스코도 인정한 맛의 고장 전주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까닭은 이렇듯 정성과 혁신이 있어서다. 김선웅 사장은 "변화에 열린 마음으로 손님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지적은 꼭 바꾸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게에만 틀어박혀 있으면 시각이 좁아진다"며 "정부에서 하는 교육과 지원사업에도 열심히 참여하면서 외부에서 자기 가게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리 사랑이 남달라 식당도 자발적으로 물려받은 김 사장은 이제 아버지를 이어 '백년가게'를 꿈꾼다. 더 오래오래 가라는 뜻으로 상호도 늘채움으로 바꿨다.


자영업 경기가 안 좋다는데도 그는 "힘든 때지만 백년가게로 선정돼 좋은 환경을 다시 잡아가는 계기가 됐다"며 긍정적이다. 그간 40년 요리 외길을 걸어온 김만종 사장도 "아들이 지금과 같이 잘 할 것으로 믿는다"고 신뢰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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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백년가게]"상다리 부러지는 한정식? 이젠 1인상이죠" 늘채움 1대 사장인 김만종 대표(가운데) 내외와 김선웅 사장




이은결 기자 le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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