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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백년가게] 80~90세 단골손님들 '추억' 맛보러 오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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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30년 이상 도ㆍ소매, 음식업을 영위하는 소상인 중 전문성, 제품ㆍ서비스, 마케팅 차별성 등 일정 수준의 혁신성이 있는 기업을 발굴해 '백년가게'로 육성하기로 했다. 대(代)를 이어가며 100년 전통을 자랑할 한국의 백년가게를 소개한다.


[한국의 백년가게]⑤서울 은평구 만석장
1960년대초 북한산성서
할머니 손두부로 장사
3대에 걸쳐 가업 이어가
좋은 재료가 장수 비결
한때 운영난에도 지킨 원칙

[한국의 백년가게] 80~90세 단골손님들 '추억' 맛보러 오십니다 이근 만석장 대표가 본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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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80~90세 단골손님 중에는 젊은 시절 '추억'을 먹으러 우리 가게에 들른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오래된 음식점은 나이가 들어도 찾아올 수 있는 추억의 공간인 셈이죠."

정부가 선정한 백년가게인 서울 은평구 진관동 소재 만석장에서 만난 이근 대표는 '노포(老鋪)'의 의미를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학창 시절 자주 가던 음식점이 있어 몇 년 전에 가봤는데 그대로 남아 있더라"라며 "즐겨 먹던 쫄면 한 그릇의 행복했던 추억이 떠올라 흐뭇했다"고 말했다.


만석장은 '돌이 많은 곳의 별장 같은 집'이란 뜻이 담긴 한식 전문점이다. 두부 요리, 쌈밥 등이 대표 메뉴다. 창업자인 1대 고(故) 김양순 할머니가 1960년대 초 북한산성에 터를 잡은 이후 2대 며느리(이 대표의 어머니), 3대(이 대표)에 걸쳐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1960년대 초에 정부가 독려해 북한산성을 촬영장으로 하는 조선 시대 영화를 많이 제작했다고 하는데 당시 이곳에는 식사할 만한 마땅한 음식점이 없었다고 한다"며 "할머니께서 손두부를 만들고, 할아버지께서 지게에 주류를 싣고 옮겨와 초가집 마당에서 공무원, 배우, 제작진 등에게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 만석장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백년가게] 80~90세 단골손님들 '추억' 맛보러 오십니다 옛 만석장 터.



그는 또 "할머니께서 처음 장사를 시작하셨을 때는 특별히 허가를 받지 않아도 영업을 할 수 있는 시기였다고 한다. 올해로 창업 58년째이지만 백년가게 선정 심사 때는 사업자등록증을 받은 시점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업력이 36년만 인정됐다"고 말했다.


1970~1990년대에는 북한산 국립공원 안에서 기와집을 짓고 장사를 했다. 이후 2010년께 국립공원 정비 사업을 하면서 새로 조성된 택지에 한옥 음식점을 짓고 현재까지 영업하고 있다. 시어머니를 도와 음식점에서 함께 일하던 며느리는 80세의 고령이 됐고, 할머니 손을 잡고 만석장을 놀이터 삼아 뛰어다니던 아이의 나이도 50대에 들어섰다.


이 대표는 "할머니와 어머니는 항상 좋은 재료를 쓰라고 말씀하셨는데 이것이 오랫동안 가게를 운영할 수 있는 비결"이라며 "콩 중에서도 명품으로 평가받는 파주 장단콩으로 매일 두부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육즙을 살리고 잡냄새는 없앨 수 있는 특허받은 황토 가마에서 고기를 초벌구이해 제공한다. 쌈 채소 10가지도 무한 리필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한국의 백년가게] 80~90세 단골손님들 '추억' 맛보러 오십니다 만석장 메뉴



국립공원 정비 사업으로 점포를 이전했을 때 가게 운영이 급격하게 어려워진 적도 있었다. 새 점포를 무리하게 건축하면서 대출금은 물론 관리 비용이 급증해 매월 2000만원씩 적자가 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좋은 재료를 쓴다는 경영 원칙을 고수했다.


이 대표는 "사채까지 쓸 만큼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좋은 재료로 푸짐하게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고객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단골손님들도 꾸준히 와주셨고 시간이 지나면서 경영 상황이 조금씩 나아졌다.


백화점과 쇼핑몰, 공항 등에서 입점 요청이 오는 등 사업을 확장할 기회도 생겼다. 새로 문을 연 직영점들에 대한 고객 반응도 좋았고 대량 구매 등을 통해 원가율도 낮출 수 있게 되면서 경영이 안정화됐다"고 말했다.


[한국의 백년가게] 80~90세 단골손님들 '추억' 맛보러 오십니다



이 대표는 친형이 간암으로 투병해오다 고인이 된 이후 3년 전부터 직접 경영을 맡았다. 그는 "2005년께 형과 제가 어머니를 도와 가게에서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형님과 평생 함께 가업을 잇겠다고 약속했는데 고인이 되셨다. 저한테는 우산 같은 분이셨는데 태어나서 가장 슬펐던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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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살 터울로 늘 의지가 됐던 형이 세상을 떠난 후 슬픔에 잠겼지만, 가업을 지켜나가겠다는 형과의 약속을 잊지 않았다. 만석장은 현재 북한산 등산로 입구에 있는 본점을 포함해 서울 광화문점, 잠실점, 김포공항점 등 약 1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철저하게 준비하고 창업해야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면서 "베트남과 중국 등 해외에서도 점포 개설 상담이 많이 들어오는데 기회가 되면 북한에도 꼭 매장을 개점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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