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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방탄유리' 뚫은 원빈의 사격은 엉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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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방탄유리' 뚫은 원빈의 사격은 엉터리? 방탄유리도 한곳에 계속 총알을 맞으면 깨질까요. 영화 속 장면은 사실일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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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방탄유리'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영화의 한 장면이 있습니다. 원빈 주연의 '아저씨'에서 주인공이 방탄유리에 연속 사격해서 방탄유리를 뚫는 장면입니다.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장면이지요.

실제로는 어떨까요? 원빈처럼 총질을 하면 방탄유리가 뚫릴까요? 정답은 "뚫릴 수도 있고, 뚫리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해야 정확합니다. 그 이유는 방탄유리가 장착된 차량의 방탄등급과 총기와 탄환의 종류, 사격거리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먼저 방탄유리는 유리와 유리 사이에 다양한 접합체를 넣고 적정한 온도와 압력을 가해 만듭니다. 보통 유리와 유리 사이에 특수아크릴, 방범필름, 폴리에스테르(폴리카보네이트) 필름, PVB 필름 등이 삽입됩니다.

차량용 방탄유리는 폴리카보네이트 적층형 방탄유리라는 특수 유리가 사용됩니다. 보통의 자동차 접합유리는 2장의 유리를 강한 재질의 특수 중간막에 붙여 맞추지만, 방탄유리는 여러 필름을 쌓고, 또 충격에 강하고 유연한 폴리카보네이트나 폴리에스테르를 필름을 접착하는 방식이지요.


탱크처럼 총알을 튕겨 내는 것이 아닌, 여러 필름 층에서 총알의 회전력을 감소시켜 가두는 원리입니다. 내부의 폴리에스테르 필름은 총알과 함께 회전하면서 계속 늘어져 파편 등이 내부로 들어오지 않도록 막아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방탄유리도 계속 충격을 가하면 깨집니다. 그래서 영화 속 스토리가 아예 엉터리는 아닌 것이지요.


다만, 방탄유리의 방어 능력과 영화처럼 사격할 경우에 대해서는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방탄유리의 방어 능력은 미국의 국립사법연구소(NIJ, National Instituteof Justice)가 제정한 NIJ 규격이나 독일 연방범죄수사청(BKA, Bundeskriminalamt)에서 정한 BKA 방탄기준으로 평가합니다. NIJ는 레벨I·IIA·II·IIIA·III·IV까지 6단계로, BKA는 B1~B7까지 7등급으로 나눕니다.


가장 성능이 낮은 수준도 일반 권총의 총알을 막을 수 있고, 최고 수준은 강력한 소총의 총알도 관통할 수 없는 정도입니다. 그러나 방탄유리는 자갈 등이 유리에 맞은 것만으로 간단하게 깨져 버릴 수도 있고, 추워서 유리가 얼어붙은 상태에서 난방을 켜면 중간막과 내부의 폴리카보네이트 층이 분리될 수도 있어 추운 곳에서는 열선 히터가 들어간 방탄유리가 필요합니다.

[과학을읽다]'방탄유리' 뚫은 원빈의 사격은 엉터리? 방탄유리는 총알을 튕여 내는 것이 아닌 총알의 회전속도를 감소시켜 방탄유리에 가두는 원리입니다. 사진은 방탄 차량이 총알을 튕겨내는 영화의 한 장면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수명도 일반유리에 비해 훨씬 짧습니다. 일반 자동차 유리의 수명은 20년이 넘지만, 방탄유리는 중간막과 내부의 폴리카보네이트 층이 열에 약해 수명이 3~6년 정도에 불과합니다.


전문가들은 영화에서 방탄유리를 장착한 차량은 B4 등급 이하의 차량이고, 원빈이 사용한 권총도 글록 19모델로 15발 이상 장착 가능한 9㎜탄을 사용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B4 등급은 대부분 권총탄인 9㎜탄이나 38·44구경의 권총탄, 7.62㎜ 카빈소총의 사격도 방호할 수 있지만 B6나 B7 등급의 차량이었다면 원빈의 노력은 허사였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B6 등급 이상의 방탄차량은 별도 주문에 따라 제작하고, 20억원 이상에 판매돼 우리나라에는 수입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글록19모델로는 B4 등급의 방탄유리를 뚫기 어렵지만 원빈은 한 곳에 계속 권총을 쏴 결국 유리창에 구멍을 냅니다. 전문가들은 영화처럼 10발 정도 쏘면 뚫린다고 합니다. 다만, 원빈처럼 유리 표면에 총구를 밀착하고 쏘면 음속을 능가하는 탄환의 속도로 인한 반발력이 사격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돼 팔목이나 어깨가 탈골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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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유리를 뚫지 못하고 튕겨 나온 총알이 총구를 막아 다음 총알이 발사되지 못해 총신에서 폭발하면 사격자가 오히려 부상을 당하게 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과학적으로 분석해보면, 원빈은 1~2m의 최소 안전거리에서 발사된 총알의 유탄이 자신에게 튀지 않을 각도에서 방탄유리를 향해 사격을 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B6 등급 이상의 방탄차로도 막을 수 없는 특수 무기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요. 이를 막아내기 위한 방탄차의 진화도 계속될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창과 방패인 '모순(矛盾)'의 경쟁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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