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소용 판매 대신 가정용 판매 쑥쑥…주류업계 "판매량 감소 우려 없어"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회식은 사라졌어요. 올해 초부터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으로 회식이 사라지기 시작했는데,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이후에는 아예 저녁 자리를 안하는 것 같아요. 이제 집에서 소주를 즐기면서 그야말로 '홈술'의 달인이 됐습니다."
"집에서 맥주 한병, 소주 3잔 정도의 홈술을 즐기게 됐어요. 업소에서 마시는 것보다 대형마트에서 행사하는 제품을 사면 가격경쟁력도 있어 돈도 절약됩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전격 시행되면서 '주류 문화'가 바뀌고 있다. 이른 퇴근에 회식도 확연히 줄면서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이에 업소용 소주 판매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가정용 소주 판매가 늘고 있다. 주류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에 걱정하던 주류업계도 미소를 되찾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주 1위 업체 하이트진로에서는 소주의 판매 비율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당초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소주 판매 감소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가정용 소주 판매량이 늘면서 이 같은 우려는 말끔히 씻고 있는 중이다.
이전에 60대 40이던 업소영과 가정용 판매 비중은 현재 50대 50으로 변경됐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 측면에서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소주 판매 감소 우려는 제한적으로 판단된다"며 "회식 등 술자리가 줄면서 '업소용' 수요가 줄겠지만 여가시간 확대로 캠핑, 여행 등 야외 활동이 늘면서 '가정용' 소주 판매량은 오히려 확대될 여지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업소용과 가정용 판매 비중이 현재 5대 5의 비율로 변경됐고, 2004년부터 작년까지 소주 출하량 연평균 증가율이 1.3%였음을 고려하면, 향후에도 완만한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정용 판매 비중이 점차 증가하는 모습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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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소주의 경우 업소용 판매가 줄어드는 대신 가정용 판매가 늘면서 주류업체들의 총 판매량에는 변화가 없어 매출 변화에 대한 우려는 없다. 그러나 맥주는 상황이 다르다. 레귤러 맥주(일반 제품)의 경우 업소용 판매 비중이 높기 때문에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의 영향에 따른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업계는 올해 3분기 주요 업체들의 맥주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의 경우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의 영향으로 업소용 시장 의존도가 높은 레귤러 맥주 매출이 전년대비 17%가량은 감소, 맥주 부문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종합주류업체의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게 업계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술자리의 형태가 변하는 것이지 술의 소비량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회식의 빈자리를 이른바 '홈술'·'혼술'이 대체하고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가성비를 찾으면 소주나 맥주를 마시겠지만 가심비를 찾으면 위스키나 와인, 고급 수입맥주 등을 먹을 것"이라며 "게다가 가정용 맥주와 소주의 판매량이 늘면서 결과적으로 전체 매출이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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