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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기재부에 뺨맞고 국회의장실서 화풀이한 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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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기재부에 뺨맞고 국회의장실서 화풀이한 한국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심재철 의원실 압수수색에 대한 검찰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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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국회의장은 사퇴하라!"

27일 오전 국회의장실 문 너머로 이같은 고성이 터져나왔다. 상황을 모르는 누군가가 들었다면 문희상 의장이 정치적 중립을 어겼거나 직(職)을 내놔야 할 정도로 큰 잘못을 저지른 것으로 오해할 만했다. 사퇴 요구를 다름아닌 의장실에서, 그것도 의장 면전에 대고 했으니 말이다.


이날 의장실에서 고성을 낸 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었다. 심재철 한국당 의원실 검찰 압수수색을 문희상 의장이 통보도 없이 동의해준 데 대한 항의방문이었다.

앞서 심 의원은 의장실 항의 방문 전 있었던 오전 의총에서 "국회의장의 행동에 유감이다"라며 "최소한 (본인에게) 물어라도 보던지, '영장이 나왔으니 절차에 응하는게 좋겠네'라고 전화라도 한 통 해줬어야 하는거 아닌가"라고 불만을 표했다.


물론 민감한 정치적 사안이 터질때마다 의장을 향한 야당의 불만 토로는 빈번히 있어왔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 의장을 향해 "어떻게 입법부 수장이 블루하우스 스피커를 자처하시느냐. 어떻게 심판이 선수로 뛰려고 하실 수가 있느냐"고 비난하기도 했다.


당시 문 의장은 "(나는) 내 정치 인생을 통틀어서 국회가 국회다워야 한다는 주장을 한 의회주의자"라며 "의장 임기동안 청와대나 정부의 말에 휘둘리는 일이 있으면 정치 인생을 몽땅 다 걸겠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의 발언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 의장으로서 자신의 역할과 다짐을 피력한 것이다.

[백브리핑] 기재부에 뺨맞고 국회의장실서 화풀이한 한국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런데 문 의장은 이날 가뜩이나 불편한 한국당 의원들의 심기에 기름을 끼얹었다. 문 의장이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실을 압수수색한 전례를 상기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 의장의 발언이 적절한가에 대한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한국당의 의장실 항의 방문이 어떤 실익이 있었는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고발 주체는 기획재정부였고,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은 검찰이었으며, 수색 영장을 발부한 것은 법원이었기 때문.
의장실 항의 방문은 해당 사안에 대한 한국당의 결기를 보여주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분명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심지어 정치권 한 관계자는 "예산안 시즌이 다가오면 '쪽지예산' 등 의원들의 청탁성 민원이 급증한다. 결국 예산과 관련해 키를 쥐고 있는 기재부의 눈치를 본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28일 한국당은 뒤늦게나마 대검찰청과 대법원에 항의 방문했다. 만약 한국당이 진정한 결기를 보여주고자 했다면, 그날도 피켓을 들고 찾아가야 했던 곳은 국회의장실이 아니라 기재부 청사 앞이 아니었을까.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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