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알아본]편의점 분리수거함, 종이칸 없어…“우유갑 어디에 버리나요?”

편의점 좁은 공간 활용하다보니 플라스틱, 캔 등에 우선순위 밀려
편의점 쓰레기로 종이류 많이 안 나와, 일반쓰레기로 취급하기도

한 편의점 쓰레기통. 종이류는 플라스틱 등 다른 분리수거용 쓰레기와 함께 버리게 되어있다. 편의점주는 "나중에 버릴 때 다시 분리수거를 한다"고 전했다.

[아시아경제 이재익 기자]“우유갑은 어디다 버려요?” “그냥 일반쓰레기통에다가 버리세요.”

서울 동대문구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주용(26)씨는 가끔 우유갑이나 종이로 된 컵라면 용기를 어디에 버려야 하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이씨는 그럴 때마다 일반쓰레기로 표시된 곳에 버리라고 응답합니다.

편의점에는 분리수거를 위해 플라스틱, 유리병 등으로 쓰레기를 분리해서 버릴 수 있도록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혹시 종이류로 분리수거함이 따로 마련된 곳을 찾으셨나요? 대다수 편의점에는 종이류 분리수거함을 따로 마련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편의점에서 종이를 많이 버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편의점에서 비닐류 등 일반쓰레기를 제외하고 플라스틱과 캔, 유리병이 많이 버려집니다. 편의점 안 공간들을 활용하면서 쓰레기 분리수거도 우선순위를 둔 것입니다. 물론 종이 분리수거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많이 나오는 곳은 종이류도 분리수거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품 박스들은 편의점에서 자주 버려지기 때문에 그때 함께 처리를 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편의점업계의 설명도 비슷했습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종이 쓰레기는 우유곽 정도라 분리수거함이 별로 없는 것으로 안다”며 “편의점 쓰레기통의 목적은 상품 구입 후 취식과 버리는 것까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인데 좁은 면적에 최적의 공간 활용을 하려다보니 종이 분리수거함이 없는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한편 분리수거함 자체를 따로 만들지 않은 곳도 있었습니다. 서울의 한 대학교에 위치한 편의점에서는 분리수거함을 따로 마련하지 않고 아르바이트생들이 분리수거를 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그냥 버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다시 분리수거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르바이트생 박현철씨(27)는 “원래 종이는 찌꺼기 등이 남아있지 않게 물로 헹구고 말려서 배출해야하는데 편의점에선 그렇게까지 하지 못한다”며 “어차피 재활용선별장에서 다시 분류하게 될테니 대충 분리해서 버린다”고 말했습니다.

이재익 기자 on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