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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오래 살아 다행"…국군포로·전시납북 가족도 이산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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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명 생사 北에 의뢰해 6가족 상봉 성사…모두 사망해 조카나 형수 만나

"그래도 오래 살아 다행"…국군포로·전시납북 가족도 이산상봉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루 앞둔 19일 강원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남측 1차 상봉단이 방북 교육을 받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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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취재단·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형님이 납치된 뒤 아버지는 심한 스트레스로 앓기 시작했고 국군이 후퇴해 내려올 때마다 형님이 기회를 틈타 내려오지 않을까 간절히 기다렸던 기억도 있다."

이재일(85)씨는 전쟁 때 납북된 형님 이재억씨와의 만남을 신청했지만 1997년 사망했다는 통지를 받아 대신 조카들을 만난다. 이씨에 따르면 형님은 1950년 당시 18세 나이에 청주까지 내려온 인민군들에 의해 납치됐다. 이씨의 아버지는 늘 "제대로 먹이지도 못하고 고생만 시키다가 사라져서 생사도 모르고 있는 게 한스럽다. 피난이라도 갈걸"이라며 후회했다고 한다. 하지만 형님은 돌아오지 않았고 아버지는 1954년, 52세라는 젊은 나이로 사망했다.


20일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는 국군포로 한 가족과 전시 납북자 5가족도 헤어졌던 가족을 만난다. 이들은 모두 사망해 남측 가족들은 북측 조카나 형수와 상봉을 하게 됐다.

충북 청주출신인 최기호(83)씨는 맏형 영호씨가 의용군으로 끌려가 납북됐다고 밝혔다. 영호씨가 2002년 사망했다는 소식에 최씨는 "당시 폭격이 너무 많이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죽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단념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조카라도 상봉이 되서 감개무량하다. 그래도 장수하기도 했고 딸도 2명이나 낳았다니 반갑다"고 말했다.


조카 선옥(57·여)씨와 광옥(53·여)씨를 만난 최씨는 맏형 사진이 하나도 없어 조카들이 사진을 가져다주길 간절히 원한다고 한다. 그는 "그땐 형편이 어려워서 사진도 못 찍었다"며 "우리가 기억하는 마지막 모습은 형이 스무 살 때니까, 그 이후 어떻게 나이 들었는지 알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씨와 동행한 동생 양길(78)씨도 "형 성격이 참 순했다. 한자를 많이 알아서 청주에서 가장 큰 한약방에서 일을 하다가 끌려갔다"고 기억했다.


곽호환(85)씨는 전시납북된 형님의 두 아들 정철(55)씨와 영철(53)씨와 만난다. 형님은 1981년 사망했다고 대한적십자사에서 확인해줬다고 한다. 곽씨의 남측 아들 상순(59)씨는 “아버님은 오래 전부터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했고 큰아버지를 많이 보고 싶어 하셨다"며 "이번에 그 자녀들이라도 만나게 돼서 소원풀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영부(76)씨는 아버지는 이씨가 10살이던 1950년 9월 27일 납북됐다. 그는 여태 본인이 장남인줄 알고 있다가 1962년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고모가 "이북에 형님 두 분이 있다"고 전해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하게 됐다. 두 형님은 모두 사망했고 그들의 자식 리정식(53)씨와 리정란(57·여), 5촌조카 리병일(75)씨를 만나게 됐다.


"그래도 오래 살아 다행"…국군포로·전시납북 가족도 이산상봉


홍정순(95·여)씨의 남편 심우필씨는 6.25전쟁 때 납북됐지만 생사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교통부 공무원이었던 남편은 전쟁이 발발하자마자 끌려갔다. 오래 전 사망한 오빠를 대신해 오빠의 딸 홍선희(74·여)씨와 2015년 사망한 동생의 아들 림종선(57)씨를 만난다. 그는 오빠와 동생의 얼굴을 다 기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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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이 국군포로인 이달영(82)씨는 이복동생들과 상봉했다. 부친은 1987년 별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 씨는 어린 시절 부친에게 천자문을 배웠던 기억을 들려주면서 아버지 사진을 가지고 가 이복동생들에게 보여주겠다고 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우리 측은 국군포로 및 납북자 50명을 별도로 선정해 북측에 상사확인을 의뢰했고 북측은 총 21명의 생사를 확인해왔다. 2015년 10월까지 20차례 진행된 상봉에서 남측은 350명의 국군포로와 납북자 생사를 북측에 의뢰해 112명이 확인됐고 이 중 54가족이 만났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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