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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게임체인저⑦] 윤재승 회장 "IT벤처같은 제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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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오피스 파격실험'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성과주의 못버틴 임직원 퇴사 진통도

[제약·바이오 게임체인저⑦] 윤재승 회장 "IT벤처같은 제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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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정보기술(IT)회사를 지향하는 제약회사."

2016년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은 스마트오피스 도입을 선언했다. 업무 특성이나 그날 기분에 따라 임직원들이 일할 공간을 스스로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뜬금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윤 회장의 고집은 남달랐다. 그는 "스마트오피스는 대웅의 가치를 담는 그릇"이라며 "자율성과 창의를 지향하는 스마트오피스는 혁신의 열매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사무 환경을 바꾼다고 하루 아침에 조직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윤 회장이 이것을 모를 리 없다. 하지만 그는 "시각적으로 오픈된 레이아웃, 직급에서 자유로운 가구배치는 그 공간을 이용하는 직원들에게 다양성과 개방성의 가치를 심어줄 것"이라며 적소성대(積小成大 작은 것이 쌓이면 크게 됨)에 한가닥 기대를 걸었다.

◆파격의 승부수...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막역 = 윤 회장의 파격 선언은 안팎으로 파장을 일으켰다. 보수적이고 수직적인 제약업계에서, 그것도 일부 영업부서를 한정해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한 경우는 있지만, 이처럼 전사적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단숨에 시도한 제약사는 대웅제약이 처음이었다. 업무와 직급별로 정해진 자리에서 근무하는 데 익숙했던 임직원들조차 손사래를 쳤다. 일부는 "얼마 가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고, 또 일부는 "나이든 직원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떠날 것"이라는 냉소적인 반응도 보였다. 하지만 스마트오피스 도입 3년째인 올해 임직원들의 생각은 사뭇 달라졌다. 회사에 출근하면 어디에 앉을까 우왕좌왕했던 모습도 자취를 감췄다.


윤 회장의 파격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스마트오피스를 구축하면서 가장 역점을 둔 것은 선진화된 IT시스템 구축이다.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메일ㆍ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ㆍ캘린더 등의 정보를 임직원이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직원들은 "옆 부서의 일을 내 부서의 일처럼 훤히 알고 있을 정도로 정보공유가 활발하다"고 평가했다.


2015년부터는 사원ㆍ대리ㆍ과장ㆍ차장ㆍ부장 등의 직급 대신 모든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다. 나이, 근무기간, 성별, 국적에 상관없이 개인 역량과 역할에 따라 평가와 보상이 적용되는 직무급 제도를 도입하면서다. 경력개발프로그램(CDP)도 윤 회장의 아이디어다. CDP는 직원이 정기적으로 부서를 이동하며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는 제도다. 원하는 부서 어디든 지원해 새로운 업무에 도전할 수 있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관련된 업무 전체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 윤 회장의 뜻이다. 그의 파격 행보를 감안하면, 올해 3월 만 43세의 전승호 사장이 공동대표가 된 것도 놀랄 일은 아니다. 능력만 된다면 오너가가 아니어도, 나이가 어려도 대웅제약에서는 수장(首長)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윤 회장의 남다른 경영철학은 IT 업계의 두터운 인맥에서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다. IT 지식에 해박한 그는 SK텔레콤과 NHN 사외이사를 역임했으며,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와는 서울대 선후배 사이로 가깝게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도한 성과주의에 줄줄이 퇴사...'형제의 난' 앙금 = 조직의 수평을 역설하는 윤 회장이지만 정작 본인은 '엘리트 의식'이 강하다보니 진통도 적지 않다. 성과주의를 '버티지' 못한 직원들은 최근 몇년새 줄줄이 퇴사했다. 실적만을 강조하고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조직문화에 지쳐 옷을 벗는 임원들도 속출했다. 일부 직원은 "IT 회사를 지향한다면서도, 정작 회장실에서는 그 어느 곳보다 위계가 강한 모순이 존재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형제의 난'을 주목한다. 대웅제약 창업주인 윤영환 명예회장의 3남인 윤 회장이 차남인 윤재훈 전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이같은 모순을 낳았다는 것이다.


[제약·바이오 게임체인저⑦] 윤재승 회장 "IT벤처같은 제약사"


윤 회장이 경영을 맡은 이후 실적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2015년 550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7년 44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매출이 연간 600억원대에 달하던 대웅제약의 효자 품목 뇌기능 개선제 '글리아티린'의 판권이 2016년 종근당으로 넘어간 여파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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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회장은 보툴리눔톡신 '나보타'의 글로벌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나보타는 미국 시장 진출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다. 대웅제약은 2일(현지시간) 나보타의 미국 시판허가를 위한 보완자료를 미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하고 심사 재개를 신청했다. 나보타의 FDA 시판허가 여부는 내년 상반기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메디톡스와 보툴리눔톡신 균주 출처를 놓고 진행 중인 국내 소송이 고민거리다.


대웅제약 자회사인 한올바이오파마가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 신약 후보물질 HL-036도 오는 10월 미국안과학회에서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웅제약은 업계 관행을 뛰어넘는 파격과 변화로 새로운 실험을 진행 중"이라면서도 "검사 출신의 권위적인 윤 회장의 리더십이 조직 변화에 어떻게 작용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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