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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 코드, 경영참여 아닌 주주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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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경 APG에셋메니지먼트 이사
"연금의 사회적 책임 시작한 것"
감시 기능 안하는 이사회 지적


"스튜어드십 코드, 경영참여 아닌 주주제안" 박유경 APG에셋매니지먼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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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문제가 있는 임원을 해임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경영 참여가 아닌 주주로서의 제안입니다."


네덜란드 연금운용기관인 APG에셋매니지먼트의 아시아 태평양지역 기업지배구조 담당인 박유경 이사는 2일 아시아경제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지침) 도입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국민연금이 기금운용위원회 의결을 통해 임원의 선임ㆍ해임 관련 주주제안 등을 할 수 있게 된 것을 경영참여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문제가 있는 임원을 해임해달라는 주주제안을 해서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리는 겁니다. 한 주주로서의 제안일 뿐이며 다른 40%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 과반수를 넘겨야 안건이 통과됩니다." 박 이사는 국민연금이 주주로서 마땅한 권리행사를 하는 것인데 마치 기업 경영을 좌지우지할 것처럼 한국사회가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책임있는 경영을 하고 있는 임원이라면 다른 주주들이 해임에 찬성할 리 없으므로 국민연금의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이사는 "고양이를 호랑이라고 지칭하고는, 호랑이가 우리를 잡아먹을 것이라고 걱정하는 것 같다"고도 비유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30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최종 확정하고, 기업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이례적인 상황에서는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기로 했다. 박 이사는 이에 대해 연금이 마땅히 해야할 사회적 책임을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논란이 많았지만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함으로서 기관 투자자로서의 역할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생겼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앞으로 한발짝 나아간 것이고 우리 기업들의 지배구조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갈 길은 멀다.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는 연기금이 주주권을 행사하기 이전에 이사회가 나서서 과오를 바로잡는다. 우리 사회에서는 보기 힘든 일이다. 박 이사는 "CEO든 CFO든 사회적으로 용인이 안되는 일을 했다면 이사회가 나서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사실상 주주권 행사에 나설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사회가 감시 기능을 제대로 하지 않음으로써 한국의 기업지배구조는 시장에서 고질적인 디스카운트 요인이 됐다. 박 이사는 "주가는 미래 현금가치 창출 능력을 현재 기준으로 환산한 것인데, 현재의 경영진이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100% 미래 현금가치 창출을 위해 쓴다고 생각하지 않으니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에 디스카운트를 주는 것"이라고 했다. 회사 자산 중 일부는 경영진에 의해 부정부패 또는 주주이익과 무관한 일에 쓰일 것이라는 우려가 다른 시장에 비해 높은 것이다.


박 이사는 "이사회가 감시 역할을 전혀 안하고 있다. 독립성이 없으니 안하는 것이고 전문성이 없으니 감시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라고 이사회가 있는 것인데 경영진의 친구이거나 전문성이 없어 그 역할을 못하니 주주는 기댈 곳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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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G는 기업이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자질은 경영에 있어서의 '진실성(integrity)'이라고 본다. 이것이 연금의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박 이사는 "진실성 없는 기업은 모든 주주의 이익을 대변할 리가 없으며 이는 곧 기업가치 훼손으로 연결되고 가치훼손은 그치지 않고 지속된다"고 짚었다. 이어 "연금은 이때 국민의 자산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역할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책임투자와 수익성은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 책임투자는 장기 수익률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APG도 국민연금이 만들기로 한 블랙리스트와 유사한 투자배제기업 리스트를 관리하고 있다. 박 이사는 "전세계 투자 대상 기업들이 우리 투자 원칙에 맞도록 경영하고 있는지 스크리닝을 하고 있으며 맞지 않을 경우 시간을 들여 주주관여를 하고 그 다음에도 변화가 없으면 투자대상에서 배제하거나 투자를 유보한다"고 했다. 그는 "도쿄전력은 쓰나미 사태 이후 뒷수습 과정에서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 APG의 투자대상기업에서 배제됐으며 한국에서는 포스코대우가 인도네시아 팜오일사업과 관련한 환경윤리 문제가 있어 투자유보대상이 됐다"고 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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