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흔들리는 데이터 주권, 흔들리는 데이터 패권

시계아이콘02분 1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데이터 주권이 흔들린다]
차세대 경제 패권 가를 4차산업의 석유
데이터가 경쟁력인데 美기업이 독점화
EU·중국·러시아 등 데이터 주권 확보 전쟁


흔들리는 데이터 주권, 흔들리는 데이터 패권
AD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미국의 소비자 권리장전, 중국 네트워크안전법, 유럽연합(EU) 개인정보보호법. 자국민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겠다는 명분이 표면에 있지만, 진짜 타깃은 경쟁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국 기업 보이콧과 중국의 보복 작전 역시 마찬가지다. 파편처럼 흩뿌려진 일련의 사건, 그 중심을 관통하는 하나의 단어는 바로 '데이터 주권'이다.

데이터 주권을 지키기 위한 IT 선진국 간 보이지 않는 전쟁이 치열하다. 미ㆍ중 무역전쟁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글로벌 IT 기업들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의 '석유'로 불린다.


전 세계 네티즌의 정치적 성향과 경제활동 동향을 포함한 모든 신상정보가 특정 미국 기업 몇 곳으로 집중되는 추세가 강화되자, 이에 각국이 반발하고 있는 형국이다. 세계 경제 패권이 미국에 남느냐 아니냐 하는 갈림길에 우리는 서있는 것이며, 이를 결정 짓는 요소가 바로 '빅데이터'를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이다.


데이터는 돈이다. 사용자 위치·이동정보·기반시설 정보 등이 많고 정교할수록 더 혁신적인 서비스 구현이 가능해진다. 개인 디바이스를 통해 신체 변화 정보를 축적하면, 전 세계 인구를 대상으로 맞춤형 상품을 팔 수 있다. 스마트 밥솥을 통해 확보된 정보는 세계 식량시장의 핵심 비즈니스 도구가 된다.


데이터는 권력도 된다. 지난 미국 대선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은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CA) 스캔들은 페이스북 내 사소한 '심리테스트' 게임에서 출발했다. 이 사건은 인터넷 개인정보가 특정 국가의 정치권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가상의 시나리오가 이미 현실로 들어왔음을 보여줬다. 자국민 개인정보 보호가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흔들리는 데이터 주권, 흔들리는 데이터 패권




◆무역분쟁 신무기는 '데이터'…세계 각국 데이터 패권 전쟁 치열
"최근 가열되고 있는 강대국 간 무역 갈등의 본질은 글로벌 데이터 패권을 잡기 위한 사활을 건 투쟁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2일 "4차 산업혁명 시대 경쟁력의 원천은 데이터 자원"이라며 이같이 정의했다. 국가 간 무역 분쟁의 무기는 '관세'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신무기는 '데이터'다. 자국의 데이터는 가두고 경쟁국의 데이터를 더 확보하는 게 승패를 좌우한다. 일단 대세가 기울어 충분한 양의 데이터가 쌓이면 후발주자가 전세를 뒤집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바로 빅데이터의 힘이다. 이런 상황에서 각국 정부는 독점적 데이터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해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바로 '데이터 주권주의'에 입각한 전쟁이다.


미국으로부터 세계 경제 패권을 빼앗아오거나 최소한 그 힘을 약화시켜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사명감을 중국은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중국은 자국 내에서 생산되는 '데이터'의 양 측면에서 유리한 입장에 있다. 이를 지키기 위한 21세기 만리장성이 바로 네트워크안전법이다.


이 법은 2019년부터 자국 데이터의 국외 이전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에서 영업하는 모든 IT기업은 데이터를 반드시 중국 내에 보관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요구하면 데이터 암호 해독 정보도 언제든 제공해야 한다. 밖에서 못 넘어오게 막는 장벽이 아닌, 안에서 밖으로 못 나가게 막는 장벽인 셈이다.


이에 콧대 높던 애플도 몸을 낮췄다. 네트워크안전법에 따라 지난 4월부터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아이클라우드(iCloud)의 중국 내 데이터를 중국 국영기업을 통해 관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권헌영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중국은 그동안 개인정보보호법이 없는 나라였지만 이제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새 제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사실상 사이버 무역 장벽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흔들리는 데이터 주권, 흔들리는 데이터 패권



미국에 맞선 유럽연합(EU)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EU는 지난 5월 유럽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을 시행했다. 이 규정을 위반하는 IT기업에는 전체 매출액의 4%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수백조 원 단위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 입장에선 유례 없는 초강력 규제다. 미국 IT기업들이 EU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 크다. 러시아 역시 강력한 데이터 보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러시아 국민의 개인정보는 현지에 설치된 DB로 관리해야 하며 데이터센터 소재도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유럽 싱크탱크 국제정치경제센터(ECIPE)에 따르면 자국에서 생산된 데이터의 역외 유출을 제한하는 '데이터 현지화' 조치는 2016년까지 10년간 세계 주요 경제권에서 31개에서 84개로 대폭 늘었다.


AD

세계 IT시장을 장악해온 미국 역시 데이터 주권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은 온라인 이용자의 정보 보호 수준을 강화하는 '소비자 프라이버시 권리장전'을 2012년 발표했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논의에서 탈퇴했다. 다자 간 무역협정인 TPP는 참여국 간 데이터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한다.


지난 5월 활동을 종료한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는 "미국의 권리장전, 유럽의 GDPR, 영국의 마이데이터 등을 참고할 때 개인정보 통제권을 강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됐다"고 최종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