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지난해 한국 의료기기 수출이 3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세계 시장에서 최대 호황을 누린 가운데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아프리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코트라(KOTRA)는 23일 아프리카 의료기기 시장의 특성과 우리 기업의 진출 기회를 제시한 '아프리카 의료기기 시장 동향과 우리 기업 진출 전략'을 발간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SSA) 의료기기 시장만을 대상으로 했다.
2016년 기준 아프리카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약 23억달러, 전 세계의 0.6%에 불과하다. 그러나 10억명의 인구와 빠른 고령화·도시화, 선진국보다 현저히 낮은 의료비 지출로 인해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BMI리서치는 아프리카 의료기기 시장이 2021년까지 연평균 9.2%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프리카 시장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6000달러 수준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시장과 1인당 GDP 500~2500달러 수준의 개발도상국 시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아프리카 시장 매출액의 45%를 차지하는 남아공은 의학이 선진국 수준으로 발달해 고품질·신기술 제품으로 승부해야 하는 반면 이외 대부분의 국가는 가격에 민감해 경쟁력 있는 가격 정책이 진출의 핵심 요소다.
아프리카는 자기공명영상(MRI)·초음파 등 영상진단기 수요가 높은 편이며 아프리카 주요 사망 원인인 에이즈(AIDS), 결핵, 말라리아 등 주요 전염병 관련 진단장비 수요도 증가 추세다.
보고서는 아프리카 시장의 경우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활용한 유·무상 기증으로 국내 제품을 노출할 것을 추천했다. 탄자니아, 모잠비크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병원 건설 유상 원조 프로젝트로 인해 우리 의료기자재와 진단기기 대규모 납품이 개시됐고 2016년 한국 의료기기가 수입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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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한국 상품을 직접 체험한 바이어들의 만족도는 높으나 신규 바이어들은 미국·유럽 제품보다 품질이 낮을 것이라는 편견이 있어 적극적인 마케팅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직접 진출보다는 현지 시장 정보력이 높고 제품 등록·시장 진출·공공 조달 입찰 경험이 있으며 수입 허가증이 있는 유능한 에이전트 확보에 성공할 경우 시장 진출이 수월하다는 조언이다.
윤원석 KOTRA 정보통상협력본부장은 "한국 의료기기의 수출 시장 다변화를 위해 잠재력이 높은 아프리카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며 "아프리카의 경우 정부 고위급·민관 합동 경제협력 사절단을 파견하고 ODA, 기업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현지에 적합한 경협 패키지를 개발해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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