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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 돼지 팔아주던 李주임, 글로벌 농협銀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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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 돼지 팔아주던 李주임, 글로벌 농협銀 이끈다 이대훈 NH농협은행 은행장이 서울 중구 농협은행 본점에서 인터뷰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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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포천농협 근무, 주민들 돼지 팔아주며 農心배워
직원들과도 격의없는 소통행보, 작년 실적 반기만에 넘어

하반기 우량기업 여신 확대, 토론식 마케팅 학습 통해 역량 향상

금리상승기 대비 '운용 단기화, 조달 장기화' 포트폴리오 조정

개인사업자 프리워크아웃제도 지원 컨설팅 서비스도

캄보디아 사업 내달 인수 완료, 상업은행 도약 목표

[대담=아시아경제 조영신 금융부장]
"이 주임, 우리 돼지 오늘 팔아줘야 된다."
새벽 3시부터 전화가 울렸다. 80년대 초반 농협대학교를 갓 졸업한 이대훈 포천 농협 주임은 우비를 챙겨입고 서둘러 농가로 향했다. 90㎏ 규격돈. 돼지가 가장 맛있고, 시장에서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는 날이다.


당시만 해도 집집마다 소 3마리, 돼지 10마리 정도를 키웠다. 부지런한 농민들은 돼지 팔 때가 되면 매일 새벽 공판장에 전화를 걸어 시세를 확인하고 값 좋은 날을 골라서 팔았다. 지금은 축산 농가마다 대부분 승강장이 있어 차를 대면 돼지들이 자동으로 올라가고 내려오고 편해졌다. 하지만 당시에는 승강장은 커녕 축사 바닥에 시멘트 바를 돈도 없었다.

오로지 사람의 힘으로 살이 제대로 오른 돼지를 두 세 명이서 깍지를 끼고 4.5t트럭에 힘껏 밀어 올린다.


안 올라가겠다고 발길질을 하는 돼지와 실랑이가 벌어지고, 질척한 바닥에 있던 돼지의 똥오줌이 눈ㆍ코ㆍ입에 튀고 난리가 난다. 한바탕 난리통을 겪고도 서울 마장동에 가서 돼지를 좋은 값에 팔아주고 나면 뿌듯함이 밀려왔다.


아무리 씻어도 사나흘 돼지 똥냄새가 진동을 했다. 여직원들이 이 주임을 슬슬 피해서 다닌 것이 안되긴 했지만, 그는 졸업 후 5년 간 지역 농협에 근무하면서 농민들과 몸으로 부대끼며 진정한 '농심(農心)'을 배울 수 있었다.


농촌의 계몽과 발전을 꿈꾸던 청년은 30여년이 지나 NH농협은행의 행장이 됐다. 농민들을 위해선 돼지 똥오줌도 덮어쓰던 봉사 정신은 여전하다. 이대훈 행장을 농협은행 본사에서 만났다.


-취임한지 6개월 정도 됐다. 소회는.
▲상반기에 여러 현장을 다니며 많은 직원들을 만났다. 격의 없는 소통을 하고 싶다.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고민 상담을 들어주고 나름의 마케팅 노하우도 전수하고 있다.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장 분위기를 만드는데 힘쓰고 싶다. 최근 영업점을 방문할 때 보면 창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표정이 웃고 있다. 열심히 일해 보겠다는 마음가짐과 열정이 보인다. 현장 방문했던 영업점 직원들로부터 손편지도 많이 받고 있다. 나름의 소통 노력이 직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낀다. 그것이 실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실적은.
▲연초부터 심혈을 기울였는데 작년 한 해 실적(당기순이익 6513억원)을 올해는 반기 만에 넘어섰다. 직원들이 열심히 노력해준 결과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이자이익과 대손비용에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아직 만족할 단계는 아니지만, 앞으로 비이자이익 등 부족한 부분들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사업 성장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하반기 역점사업은.
▲하반기에는 우량 기업여신을 중심으로 자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술력 있는 우량기업을 발굴하는 것이 관건이다. 기업여신 심사역 양성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기업금융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하는 숙제가 있다.
또 임직원의 마케팅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영업점 단위의 토론식 학습문화를 확산시킬 생각이다. 직원들이 중심이 돼 고객 입장에서 필요한 상품 선정과 상담화법 등을 스스로 토의해보는 학습이다. 영업점 직원들의 세일즈 역량을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주 52시간 근무제 준비는.
▲은행권은 법령상 시행시기가 내년 7월 1일로 돼 있다. 하지만 은행들은 주52시간 근무제를 조기 시행하기 위해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금융노조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농협은행도 내부 근로현황 조사와 의견수렴 절차를 통해 조기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희망퇴직 진행되나.
▲하반기에 명예퇴직을 실시할 예정이다. 세부 기준 등은 아직 검토 중인 단계다. 금융환경 및 대내외 경영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합리적인 명예퇴직 기준을 마련하도록 하겠다.


-하반기 채용규모는.
▲상반기 중 신규직원 350명을 채용했다. 하반기 채용일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9월 전후로 예상하고 있다. 은행권 채용모범규준이 6월 중순에 의결됨에 따라 하반기 채용부터 반영할 계획이다. 학력, 성별, 연령 등에 있어 일체의 차별이 없도록 블라인드 채용 등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특히 IT, 디지털 부문의 우수인재가 더 많이 채용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고유가 고금리 고환율 3高 시대다.
▲올 하반기에는 한ㆍ미간 금리 격차 확대에 따른 자본유출 대응 등을 위해 한 차례, 즉 0.25%포인트 정도 기준금리 인상이 전망된다. 대출 금리는 시장금리에 스프레드를 더한 값으로 구성돼 있어 금리상승분이 대출 금리 결정에 반영되며, 예금 금리 또한 한은 기준금리 조정 및 이에 따른 시장금리 변동 영향을 받게 된다. 농협은행은 금리 상승기에 대비해 운용은 단기화하고 조달은 장기화하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 조정 중에 있다. 금리 상승시 부실 우려가 높은 취약 차주 등에 대해 선제적으로 리스크 요인을 점검할 계획이다. 그간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통화들의 약세 흐름에도 원화는 북미관계 개선 등 긍정적 국내변수로 상승 제한되며 차별화 됐다. 그러나 6월 이후 북ㆍ미 정상회담 기대 희석, 미ㆍ중 무역분쟁 격화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적정 외화 유동성을 상시 확보하고 있으며 수출입 기업고객들의 니즈에 맞춰 다양한 환헷지 상품을 마련하고 있다.


-자영업자 대한 은행권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개인사업자대출 119(개인사업자 프리워크아웃)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일시적 자금난으로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개인사업자가 연체에 빠지지 않도록 은행이 채무상환을 경감해주는 것으로 작년에 888건, 금액으로는 655억원을 지원했다. 앞으로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농식품 관련 사업자에게는 미래농업지원센터를 통해 창업부터 판로지원까지 종합 원스톱 컨설팅을 제공해왔다. 향후 이러한 경영컨설팅을 행내 세무사와 회계사로 구성된 컨설팅 조직을 활용해 경영애로를 겪고 있는 일반 자영업자에게 확대, 지원할 예정이다. 이외에 담보력이 부족해 사업자금을 지원받지 못하는 자영업자를 위해 지역신용보증재단에 보증재원으로 매년 200억원 정도를 출연해 자영업자가 약 3000억원 규모로 사업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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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사업 진행 상황은.
▲지난 3월 캄보디아 현지법인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6월초 국내 사전신고 절차를 완료했다. 현재 캄보디아 금융당국 인가 심사 중으로 8월 내 인수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소액대출회사(MFI)는 지방 중소도시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주로 농민과 서민 대상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회사다. 인수한 후에는 대출수요가 많은 프놈펜 등 대도시 지역 부동산 담보대출과 중소기업 사업자 대출까지 적극 확대해 지방영업과 도시영업의 균형적인 성장을 꾀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예금수취가능 소액대출기관(MDI)으로 전환 후, 상업은행으로의 단계적 도약을 염두에 두고 있다. 캄보디아는 2차 산업이 없는 농업중심 국가로 경작가능 면적이 넓고, 수자원도 풍부해 농업 생산 잠재력이 큰 나라다. 중장기적으로 농협이 보유한 농업금융 역량과 범농협 시너지를 활용한다면, 금융은 물론 유통이나 경제사업과 연계한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현지에서 구현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약력
▶1960년 포천 출생 ▶1981년 농협대학교 졸업 ▶1985년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입사 ▶2004년 NH농협은행 경기도청출장소 소장 ▶2009년 NH농협은행 서수원지점 지점장 ▶2010년 NH농협은행 광교테크노밸리지점 지점장 ▶2012년 NH농협은행 프로젝트금융부 부장 ▶2014년 NH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 본부장 ▶2016년 1월 NH농협은행 서울영업본부 본부장 ▶2016년 11월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상호금융 대표이사 ▶2017년 12월 NH농협은행 은행장




정리=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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