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최근 인도 지사 임원 3명 물갈이…판매 부진 결과인 듯
인도, 중국 잇는 글로벌 최대 신흥 시장으로 성장 가능성 높아
그러나 가성비 중시해 아이폰 '안 통해'…10만~30만원대 폰 주로 판매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미국 애플이 고전하고 있다. 중국 샤오미가 지배하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말이다. 인도는 중국을 잇는 '제2의 스마트폰 격전지'지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기 때문에 아이폰이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마땅찮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나인투파이브맥 등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판매 및 유통 책임자, 상업 채널 책임자, 통신사 판매 책임자 등 인도 지사 임원 3명을 전격 교체했다. 지난해 12월 판매 총괄 책임자를 교체한 이후 7개월 만에 또 다시 대대적 물갈이가 이뤄졌다. 외신은 "애플 인도 지사가 현재 구조조정 중"이라며 "인도에서 바라는 만큼 일이 진행되지 않았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인도는 글로벌 최대 신흥 시장으로 삼성전자와 함께 샤오미, 화웨이, 원플러스 등 중국 제조사들이 격전을 벌이는 곳이다. 가성비가 최대 스마트폰 구매 요인으로 5년 넘게 1위 자리를 지켜온 삼성전자마저도 지난해 4분기부터 '갓성비(God+가성비)' 샤오미에 제왕 자리를 넘겨주고 말았다. 샤오미 홍미 시리즈, 삼성전자 갤럭시J 시리즈 등 30만원 이하 저가폰이 주로 판매되지만 피처폰 사용자가 여전히 많음을 고려하면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애플 역시 인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으나 여전히 시장 내 점유율이 2% 수준에 불과하다. 문제는 경쟁작 대비 턱없이 높은 아이폰의 가격이다. 아이폰X의 경우 인도에서 1450달러에 판매되고 있는데 이는 인기 스마트폰 가격의 5~10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에 애플은 중고폰 판매 사업을 시도할 계획이었으나 이마저도 인도 정부의 불허로 좌절되고 말았다. 애플은 현재 아이폰6, 아이폰SE 등과 같은 저렴한 구형 모델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또 인도 정부의 '메이드 인 인디아 이니셔티브'에 발맞춰 인도 내 아이폰 생산 비율을 높이고 있다.
한편 지난 1분기 인도에서 샤오미가 2분기 연속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샤오미는 90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31%를 거머쥐었다. 삼성전자는 750만대 이하의 출하량으로 25%를 차지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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