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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벌망한③]"회장은 돈만 내라"..밥그릇다툼에 멍드는 체육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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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단체, 기업·정치·체육·행정인 함께하지만 화학적 결합 못해
예산·회비 등 이권 둘러싸고 파벌형성해 알력 거세져
정부 신고센터 운영해도 단체 안팎 파벌간 투서·음해 난무
"계파싸움에 선수 희생..韓 체육 미래 담보 못해"


[파벌망한③]"회장은 돈만 내라"..밥그릇다툼에 멍드는 체육단체 지난 9일 열린 대한체육회 정기이사회. 이날 회의에선 대한빙상경기연맹의 관리단체 지정여부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정부는 파벌논란 등이 불거지자 빙상연맹 감사를 진행해 관리단체 지정을 권고했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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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대학교수이자 경기단체 임원인 A씨는 "(협회장을 맡는) 회장사는 돈만 내고 다른 일은 신경 안 써도 된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고 다닌다. 체육계 내부의 일은 본인이 잘 알고 있으니 협회장은 금전적 지원만 하라는 얘기다. A씨의 노골적인 주장에 대해 체육계 내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되지만 체육계가 배타적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협회장이나 회장사가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비치지만 사실은 허울 좋은 자리에 불과한 것이다.


2016년 8월 대한배구협회 회장으로 취임했던 지방의 B 중소기업 대표는 5개월 만인 그해 말 물러났다. 대의원들이 임시총회를 열고 불신임 안건을 가결했으니 불명예스러운 '탄핵'을 당한 셈이다. 대의원들은 "선거 당시 공약으로 내건 내용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실제로는 파벌싸움의 희생양이었다.

체육계 파벌논란을 촉발한 곳은 빙상이지만 모든 종목에서 파벌이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실력으로 평가받아야 할 스포츠계가 줄대기와 편가르기로 곪아가고 있는 것이다. C 지방에 있는 시·도태권도협회의 지부는 파벌 다툼으로 체육관과 학교팀이 갈라서는 촌극이 발생했다. C 지부에 속해 있던 체육관 2곳과 학교팀이 갑작스레 제명되자 제명된 체육관장과 학교팀 감독이 각각 인가받지 않은 지회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경찰 조사 결과 C 지부의 총무이사가 내부 분란을 조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경기협회에서 산하 단체를 이끌고 있던 인사가 스스로 단체장 자리를 박차고 나간 경우도 있다. 관련 경험이 많아 전문가로 평가받았고 후원액도 상당한 규모로 냈다. 하지만 그가 "기존 선수선발 체계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협회 간부들의 눈밖에 났고 사사건건 트집이 잡혔다.


선수육성이나 종목발전이라는 '염불'보다는 정부 예산이나 자체 회비 같은 '잿밥'을 노리고 접근하는 이도 많다. 정부가 2016년 펴낸 사례집에 따르면 스포츠비리와 관련해 신고센터를 운영해 접수한 결과 전체 비리 가운데 조직사유화가 전체의 3분의 1을 넘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파벌은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라고 볼 수 있지만 스포츠의 경우 자생력이 없는 데다 체육계 인사들간 오랜 기간 알고 지내 내부고발이나 견제가 쉽지 않은 구조적 한계가 있는 게 특징"이라며 "인기가 많아 국민이나 언론이 많이 들여다보면 그나마 덜할 텐데 관심을 덜 받거나 소외된 종목은 감시받지 않아 '그들만의 리그'를 이루는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파벌망한③]"회장은 돈만 내라"..밥그릇다툼에 멍드는 체육단체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 경기에 나선 우리 대표팀이 순위결정전을 마친 후 경기장을 나서기 위해 짐을 챙기고 있다./강릉=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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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들어 '체육계 적폐'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지만 현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 말까지 '체육계 정상화 특별전담팀(TF)'을 꾸려 각계 신고를 받고 진상을 파악했다. 이 과정에서 각 종목별로 이해관계가 엇갈린 파벌들간 음해나 투서가 난무했다.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도 조직사유화 등 스포츠 4대악을 없애겠다며 신고센터를 운영했는데, 당시에도 비위 근절보다는 파벌간 다툼을 조장한다는 얘기가 많았다.


대표선발 과정에서 경기단체의 입김이 워낙 센 탓에 '권한'을 쥐기 위한 이전투구는 항상 존재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정규영 사단법인 '공부하는선수 운동하는학생' 회장은 "체육계에 파벌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이권이 작용하기 때문이며, 그 바람에 선수들의 땀과 열정이 희생되고 있다"며 "계파 싸움에 선수들을 희생시키고 폐쇄적인 운영으로 이권을 챙기는 후진적인 시스템을 혁신하지 않고서는 대한민국 체육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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