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방천 회장은 이익확장 가능성에 주목
허남권-이채원, 무역분쟁 리스크에도 시각차
셋 모두 "새 펀드 출시했거나 구상 중"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허남권, 이채원, 강방천. 국내 가치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세 전문가가 통일펀드에 관해 다른 입장을 취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적극 투자',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는 '시기상조',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이익확대 가능성'을 키워드로 들었다.
세 전문가는 4일 서울 강남 인터콘티넨탈코엑스서울에서 진행된 '2018 에셋플러스 리치투게더 펀드 10주년 운용보고회'에서 이 같은 입장을 취했다.
허 대표는 인구감소에 따라 정보기술(IT) 등 주요 산업구조가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기술 추격에 주요 산업이 따라잡히고 있어 철도, 도로, 가스, 전력 등 북한 인프라에 적극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실질적으로 70년간 섬나라였던 한국이 대륙으로 연결되면 지금 예측할 수 없는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통일펀드 이외의 신영자산운용 펀드의 포트폴리오에 대부분 관련 종목을 포함했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인인 안보리스크가 해소되면 코스피지수가 4000포인트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여전히 북한 경제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아직은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또한 ▲북·일 수교 가능성에 따른 투자 지형의 변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통한 중국의 철도 등 산업 투자개입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북한이 실제로 시멘트와 비료가 부족한 실정인지는 물론 유통 핸드폰 개수가 몇 개인지도 모를 만큼 우리는 북한 경제 실상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며 "현재 수혜를 입고 있다고 분류되는 사업 대부분 공기업 영역인 만큼 국내 공기업이 실제 남북 경제협력 국면에서 큰 수익을 낼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익 확장 가능성에는 주목할 만하지만 예측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장 중요한 투자 요소로 꼽으며 이익 확장 가능성과 예측 가능성, 그리고 이익 지속성과 비변동성에 주목한다고 부연했다.
강 회장은 "5000만명 규모 한국 시장 확대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익 확장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보면 수혜 산업이 ▲기반시설 산업 ▲소비시장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데, 기반시설과 소비시장의 관점에서 에너지와 설비, 인프라, 소비재 업종엔 보다 예측 가능한 투자를 할 수 있겠지만,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대표와 이 대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리스크에 관해서도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허 대표는 크게 위협적인 리스크가 아니라고 평가했지만 이 대표는 심각한 리스크인 것은 물론 앞으로도 재발할 수 있는 갈등이라고 봤다.
허 대표는 두 나라가 타협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는 "역사적으로 무역전쟁의 끝은 경제공황이었으므로 이번엔 필요에 의해 양국이 타협할 확률이 높아 큰 리스크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중 무역분쟁으로 국내 증시가 내리고 있다는 사후해석에도 동의하지 않으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IT 등 주요산업이 중국에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산업구조가 취약하다고 의심하는 것이 지수 하락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세계경제가 자국 경제보호와 내수 의존 확대 등으로 '블록화'되고 있어 지금 같은 갈등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주요 리스크로 풀이했다.
그는 "인구 8000만명이 넘어 내수시장이 탄탄한 다른 주요국과 달리 한국은 수출 증가율 저하에 따른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어 무역갈등은 심각한 악재"라며 "자국 보호주의 등 경제 블록화로 어쩌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영원히 해결하기 힘든 문제일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한편 세 대표 모두 신상품 출시 계획이 있거나 이미 출시했다고 밝혔다.
허 대표는 코스피지수보다 저평가 받고 있는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더블딥밸류펀드' 출시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한·중·일 세 나라를 뺀 아시아 10개국에 투자하는 '수퍼아시아펀드'를 내년 1월10일꼐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높은 수익성에도 지배구조가 취약하고 배당을 적게 하는 기업으로 구성한 '주주행복펀드'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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