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호가하는 '슈프림' 티셔츠, '짝퉁' 반팔티는 8000원이면 구매 가능
가격대 다양 … 가품 전문 취급점은 재질 더 좋고 가격 비싸
국내 공식 매장 없어 법적 대응 어려워 … 짝퉁 상대적으로 많아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최근 '힙하다'는 미국 스트리트 브랜드 '슈프림'. 소량만 생산해 구하기도 어렵다는 이 제품이 국내 명동 등지와 인터넷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유는 국내에서 저렴하게 판매되는 상품들이 소위 '짝퉁' 상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에 슈프림 본사의 상표권이 등록돼 있지 않아 이들 짝퉁 제품을 단속할 근거도 없기에 짝퉁 상품들이 대놓고 팔리고 있다.
1일 서울 중구청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패션타운과 남대문시장, 명동 등에서 짝퉁 판매 및 유통행위를 집중 단속한 결과 올해 1~5월 누적 적발 건수는 208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적발 건수 154건보다 35% 많다. 올해 1~5월 짝퉁 판매업자들로부터 압수한 물량은 5만3326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만9351점보다는 절반가량으로 줄어든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단추 등 부자재 압수가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중구청은 지난해 망우동, 화양동 등 보관창고와 동대문패션타운 도매상가 내 비밀창고를 급습해 10만점이 넘는 명품 짝퉁의류와 전지, 라벨 등 의류부자재, 제작기계를 압수했다.
다만 모든 짝퉁 제품이 단속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 상표가 등록돼 있어야 대상이 된다. 미국 스트리트 브랜드 슈프림의 경우에는 국내에 법인과 지사가 따로 없으며 상표권도 등록돼 있지 않아 단속 대상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중구청 관계자는 "미국의 슈프림 브랜드는 국내에 상표가 등록되지 않아 단속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 루이뷔통과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내놨을 때에만 루이뷔통 상표권 때문에 불법 가품을 단속했다"고 말했다.
명동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최 모씨는 "국내에서 판매하는 슈프림은 거의 다 가품이라고 보면 된다"며 "리셀러(상품을 웃돈을 받고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사람)들이 파는 정품 슈프림 후드티의 경우 100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실제 명동 내 슈프림 짝퉁이 많았고 가격은 8000원부터로 정품 정가보다 훨씬 저렴했다. 가품 중에서도 중국산보다 국내산이 더 질이 좋다는 이유로 다소 비싸게 팔리고 있었다.
국내에 공식 슈프림매장이 없어 짝퉁 제품이 더욱 많이 팔리는 것으로 보인다. 슈프림 홈페이지에서 보면 공식 매장은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에만 있다. 매장 수도 많지 않다. 미국에서는 뉴욕, 브루클린, 로스엔젤레스 3곳, 영국 런던에 1곳, 프랑스 파리 1곳, 일본은 도쿄 등에 6곳이 전부다.
여기에 슈프림과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슈프림 상표권이 국내 등록돼 있는 상태다. 이에 미국 슈프림과는 다소 다르지만 비슷한 슈프림 제품이 국내 곳곳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상표는 서현어패럴이 등록해 관련 제품을 판매 중이다. 미국 슈프림의 로고는 영문이 기울어져 있는데 서현어패럴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로고는 정자다. 서현어패럴 관계자는 "국내에서 상표권을 출원한 정식 제품으로 법적 문제가 전혀 없다"며 "5~6년째 주로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고 있고 명동이나 동대문 등지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중국 등지에서 들여온 가짜 상품"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서현어패럴이 등록한 상표 때문에 국내에 슈프림 본사가 진출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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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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