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과학을읽다]②앗!실수…그런데 놀라운 발명?

시계아이콘01분 43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과학을읽다]②앗!실수…그런데 놀라운 발명? 캐러더스가 발명한 나일론으로 만든 여성 스타킹은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끕니다.[사진=유튜브 화면캡처]
AD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위대한 발명·발견과 실수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위대한 발명·발견자로 명성이 드높은 사람은 실수를 지나치지 않고 예리한 통찰력으로 그 속에 담긴 진리를 꿰뚫어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월리스 캐러더스는 동료 과학자의 실수와 장난에서 화학섬유 '나일론(Nylon)'을 발명하게 됩니다. 1928년 하버드대학 유기화학 강사에서 세계적인 화학회사인 듀퐁(Du Pont)사 중앙연구소의 기초과학연구부장으로 스카우트 된 캐러더스는 고분자에 관한 연구를 주로 하면서 인공고무인 '네오프렌(neoprene)'을 만들어 내는 등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의 연구팀 동료 중 한 명인 줄리언 힐이 가열된 폴리에스테르를 비이커에 담아 장난삼아 휘저었습니다. 아마도 실험에 실패한 폴리에스테르를 비이커에서 씻어내려다 잘 안되자 가열해 휘저어 없애려고 한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비이커를 휘젓던 막대를 들어 올리는데 폴리에스테르가 거미줄만큼 가늘고 비단처럼 부드러운 실과 같은 물질이 되는 것을 본 캐러더스는 흥분합니다. 폴리에스테르에 이런 성질이 있다면 자신이 실험실에 방치해둔 폴리아미드에도 이런 성질이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실험을 시작해 나일론을 발명합니다.

[과학을읽다]②앗!실수…그런데 놀라운 발명? 나일론을 발명한 캐러더스가 나일론 제품의 강도를 테스트하는 모습.[사진=유튜브 화면캡처]



그 후 듀퐁사는 상품화 과정을 거쳐 나일론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석탄과 공기와 물로 만든 섬유', '거미줄보다 가늘고 강철보다 질긴 기적의 실'로 불리며 나일론은 여성용 스타킹을 비롯해 대부분의 옷과 로프, 양말, 낙하산 등에 사용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됩니다.


그 덕분에 듀퐁사는 성공 가도를 달리지만 캐러더스는 비관적인 삶을 살게 됩니다. 그는 새로운 중앙연구소 소장의 상업적 성과주의에 회의를 느껴 스스로를 '산업의 노예'라고 비관하며 우울증에 시달리다 1937년 41세의 나이에 필라델피아의 한 호텔에서 청산가리를 먹고 자살합니다.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의 발명으로 미국의 앨런 맥더미드, 앨런 히거와 함께 2000년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일본의 시라카와 히데키(白川英樹)도 실수에서 놀라운 업적을 이룩한 과학자입니다.


시라카와는 도쿄공업대학 조교수로 재직하던 1970년대 초반 유기고분자 합성실험을 하다 연구에 참여한 한 대학원생이 실수로 촉매를 1000배나 더 첨가하는 실수를 저지르게 됩니다. 그런데 이 실수로 갑자기 은색의 광택을 내는 박막이 생긴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 박막이 금속과 같은 특성을 띤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시라카와는 전도성 고분자(플라스틱)를 발명하게 됩니다.


[과학을읽다]②앗!실수…그런데 놀라운 발명? 전자렌지를 발명한 퍼시 스펜서.[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전투기 부품을 만들던 퍼시 스펜서가 전자렌지를 발명한 과정은 더욱 극적입니다. 1945년 미국의 군수기업 레이시온에서 일하던 퍼스 스펜서는 새로운 레이더 장비에 사용할 자석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연구가 별로 신통치 못하면서 자석 옆에서 휴식을 취하며 주머니 속의 초콜릿 바를 먹으려 했지만 초콜릿 바가 다 녹아 있는 것을 알게 됩니다.


스펜서는 이를 그냥 재수없는 일로 넘기지 않고, 자신이 연구하던 자석과 연관이 있다고 판단해 다른 음식 재료들을 가지고 와서 실험을 합니다. 옥수수 알갱이들을 놓고 자석의 출력을 올리자 옥수수 알갱이들이 바로 팝콘으로 변했고, 달걀을 가져다 놓자 달걀은 터져 버렸습니다.


AD

스펜서는 이후에도 여러차례에 실험을 거쳐 자석에서 방출되는 극초단파를 음식물에 오래 쏘게 되면 음식물의 수분의 온도가 올라 간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고, 이 방식을 특허를 출원해 이 특허를 자신이 근무하던 레이시온에 팔게 됩니다. 레이시온사는 1947년에 스펜서의 특허를 바탕으로 전자렌지를 만들어 시장에 출시하게 되면서 전 세계 가정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과학자들의 실수 외에도 우연한 기회에 발명·발견된 제품이나 음식이 적지 않습니다. 세계인의 식품이 된 치즈는 고대 아라비아인들이 사막을 건너다 우연히 발명했고, 빵 가운데 구멍이 뚫린 도넛은 풍랑을 만난 선장의 지시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③앗! 우연히 발명해서 '빅히트''편에서 자세히 살펴 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