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가구는 거의 제한 안해
부모가 많이 쓰면 자녀도 많이 써
빌게이츠 "14세 이전까진 폰 안줘"
고소득 가구가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더욱 엄격히 제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스마트폰 이용을 제한하는 부모가 정작 본인은 스마트폰을 더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가 발간한 '스마트폰 이용 제한 가구와 그렇지 않은 가구의 스마트폰 이용행태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월 소득 500만원 이상인 가구 중 29.6%가 스마트폰 사용을 강하게 제한하고 있으며, 18%만이 제한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월 소득 100~200만원 미만의 가구는 1.7%만이 스마트폰 이용을 강하게 제한하고 있었다. 스마트폰 제한이 없다는 응답은 7.7%로 훨씬 높았다.
300~400만원 미만의 가구는 스마트폰 이용을 강하게 제한한다는 응답이 35.5%, 제한 없다는 응답이 35.8%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자녀에게 스마트폰 이용을 제한하는 부모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2시간 33분으로 집계됐다.
이 가정의 만 13~18세 자녀는 하루 평균 2시간 23분을, 만 12세 이하 자녀는 1시간 17분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데 썼다.
반면, 자녀의 스마트폰 이용에 제한을 두지 않은 가구에서는 부모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1시간 52분으로, 스마트폰 사용에 제한을 두는 가정보다 40여분가량 적었다.
오윤석 KISDI 연구원은 "부모의 스마트폰 이용시간이 많을수록 자녀의 스마트폰 이용시간도 많았다"며 "스마트폰을 제한하는 가구는 이미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량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구소득과 스마트폰 이용시간의 상관관계는 다른 연구로도 입증된 바 있다.
바른ICT연구소에 따르면, 가구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감소한다.
소득수준 100만원 이하 저소득 가정 자녀의 주간 평균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38.99시간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100만원~300만원 가구 자녀의 경우 35.05시간, 300~500만원 가구 자녀의 경우 33.77시간으로 조사됐다. 다만 500만원 이상 가구 자녀의 경우 34.61시간으로 300~500만원대 가구의 자녀보다 소폭 높게 나타났다.
맞벌이 가정의 자녀는 외벌이 가정의 자녀보다 스마트폰을 적게 사용하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맞벌이 가구의 자녀는 주간 평균 31.9시간, 외벌이 가구 자녀는 36.8시간으로 나타났다.
임지선 바른ICT연구소 연구원은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이 외벌이 가정 아이들보다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더 높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실제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면서 맞춤형 권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 연구원은 "맞벌이 가정의 자녀는 상대적으로 외벌이 가정 자녀에 비해 게임 앱 사용비중이 높으므로, 스마트폰 사용 자체보다는 게임사용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외벌이 가정 자녀에게는 게임보다는 스마트폰 사용시간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게이츠는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하기로 유명하다. 자녀들에게 14세까지는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시키고 있다.
애플은 최근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통해 스마트폰, 태블릿PC의 과도한 사용과 중독을 막는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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