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SK텔레콤이 국내 이동통신사로는 처음으로 스마트폰 렌탈서비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원하는 기간만큼 빌려쓰는 일반적인 렌탈 개념이 아닌, 정수기나 비데와 같이 장기간 약정을 거는 방식이란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즉 렌탈폰을 쓰는 게 유리한지 혹은 기존 방식대로 스마트폰을 구매(혹은 할부구매)하는 것이 유리한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스마트폰을 교체할 때 쓰던 폰을 적극적으로 중고로 판매하는 소비자라면 직접 구매 방식이 여전히 유리하며, 그냥 집에 '쳐박아 두고 마는' 소비자는 렌탈폰을 고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렌탈폰이 직접 구매폰보다 조금 저렴해 보이는 것은 이처럼 2년후 중고폰 판매 이익을 소비자가 얻느냐 아니냐의 차이에서 나온 일종의 '착시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
31일 SK텔레콤은 스마트폰 렌탈ㆍ케어 서비스 'T렌탈'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9, 아이폰8, 아이폰X 시리즈를 2년 약정 조건으로 빌려 쓸 수 있다.
월 렌탈료는 ▲갤럭시S9 64GB 3만4872원 ▲아이폰8 64GB 3만1885원 ▲아이폰X 64GB 4만7746원이다. 스마트폰을 할부로 구매할 때의 월 할부금보다 각각 ▲7500원 ▲1만원 ▲1만2500원 저렴하다.
그러나 2년 후 중고폰 판매가나 제조사 보상판매 프로그램에 따른 이득 등은 계산되지 않은 수치다.
예컨대 갤럭시S9을 빌릴 경우 월 렌탈료 3만4872원은 직접 구매시 월 할부 부담금 4만2372원보다 7500원 싸다. 2년으로 치면 18만원을 아끼는 셈이다. 그런데 2년 뒤 중고폰을 팔아 18만원보다 더 높게 받는다면 이익과 손해는 거꾸로 된다.
출시된 지 2년이 넘은 갤럭시S7엣지의 경우 최근 중고가가 15만원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아이폰 시리즈의 경우는 중고시세가 높은 편이란 점도 감안해야 한다.
스마트폰 교체시 특별 보상 프로그램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기존에 사용하던 단말기를 반납하면 중고 시세에서 최대 10만원을 추가 보상한다.
반면 쓰던 폰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는 소비자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또 쓰던 폰이 중고로 판매하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면 판매를 위해 발품 파는 게 오히려 손해인 경우도 많다. 이에 해당하는 소비자는 렌탈 서비스를 통해 약간의 비용이나마 아끼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지금 뜨는 뉴스
SK텔레콤은 "얼리어댑터나 통신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일부 소비자의 경우, 렌탈보다는 구매가 더 이득일 수 있다"면서 "이번 렌탈 서비스는 평범한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통신시장 소비자 7명 중 1명이 중고휴대폰을 단순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율로 따지면 14.9%였다. 중고폰 10대 중 7대는 스마트폰, 3대는 일반휴대폰으로 나타났으며, 2대 이상 보유한 경우도 10명 중 3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