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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명왕성, 톰보와 함께 혜성(?)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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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명왕성, 톰보와 함께 혜성(?)이 되다 2015년 뉴호라이즌스호가 찍어 보낸 명왕성의 표면 사진.[사진=NASA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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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명왕성(Pluto)이 왜소행성으로 분류된지 12년 만에 혜성으로 강등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제 명왕성이 아닌 '134340 명왕성(134340 Pluto)'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앞으로는 '행성'이 아닌 '혜성'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릅니다.

미국 텍사스주 남서연구소(SwRI·Southwest Research Institute)가 최근 행성과학 전문지 '이카루스(Icarus)'에 기고한 논문에서 명왕성과 유럽우주국(ESA)의 혜성 탐사위성 '로제타'가 2004년 관측한 혜성 '67P'와 화학적 성분에서 대단히 흥미로운 유사성을 갖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즉, 명왕성은 행성이 아닌 혜성과 같은 성분을 가진 만큼 왜소행성도 아닌 혜성으로 분류돼야 한다는 주장인 셈입니다. SwRI 연구팀은 명왕성 '스푸트니크평원'의 얼음층에 있는 질소 측정치와 혜성 67P와 화학적 성분이 비슷한 수많은 혜성, 카이퍼 벨트
물체(KBO)의 집합체일 때 기대되는 질소 양 사이에 일치성이 발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왜소행성은 행성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태양계 천체 중 달처럼 행성을 도는 위성이 아닌 행성을 말합니다. 명왕성, 세레스, 제나가 여기에 포함됩니다. 앞으로 명왕성이 혜성이란 연구결과가 추가로 발표된다면 국제천문연맹(IAU)은 왜소행성의 지위마저 박탈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팀은 명왕성이 혜성들과 유사한 성분으로 구성됐다는 결론을 내린 것은 로제타 위성과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뉴호라이즌스호 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라면서 주장의 타당성을 내세웠습니다. SwRI 연구원 크리스토퍼 글라인은 성명에서 화학적 구성 성분으로 볼 때 명왕성은 단순히 "거대한 혜성"이거나 수많은 혜성이 함께 움직이는 결과물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명왕성은 1930년 미국의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톰보가 발견했을 당시 명왕성은 달보다 5배 이상 크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1978년 위성인 카론이 관측되면서 명왕성의 질량은 지구의 0.24% 수준이며, 직경도 달의 3분의 2 정도인 2302㎞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행성 자격에 대한 논란이 일었습니다.


명왕성은 태양으로부터 평균 약 60억㎞ 떨어져 공전주기는 약 248년, 자전주기는 6.4일이며, 위성을 5개나 거느리고 있습니다. 명왕성이 행성의 지위를 잃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자신보다 큰 천체가 계속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스페이스]명왕성, 톰보와 함께 혜성(?)이 되다 태양계 9개 행성(위)과 명왕성이 빠진 8개 행성의 모습. 명왕성이 행성에서 제외됐지만 여전히 명왕성은 태양계의 9개 행성 중 하나라면서 명왕성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사진=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화면캡처]



태양계의 해왕성 궤도(태양에서 약 30AU)보다 바깥 쪽의 황도면 부근에 천체가 도넛 모양으로 밀집한 '카이퍼 벨트(Kuiper Belt)'에서 명왕성과 크기가 비슷한 '에리스'가 발견된데 이어 2003년에는 비슷한 공전궤도에서 자신보다 큰 지름 3000㎞의 '제나(2003UB313)'가 발견되면서 퇴출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IAU에 따르면, 행성은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태양계 천체여야 하고, 충분한 질량을 가지고 자체 중력으로 유체역학적 평형을 이루며 구형에 가까운 형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결정적으로 주변 궤도의 천체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새롭게 추가됐습니다. 다시 말해, 자신이 속한 공전 궤도에서 다른 천체를 위성으로 가질 정도로 중력이 세고 가장 큰 구형 천체만 태양계 행성이 될 수 있습니다.


2006년 8월24일 체크 프라하에서 열린 IAU 학회는 찬반투표를 통해 명왕성을 발견 76년 만에 태양계 행성에서 제외시킵니다. 명왕성은 앞의 조건들은 만족시키지만 '지배적 위치'에 대한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최초 발견자 톰보의 모국인 미국은 명왕성의 행성 지위 유지를 위해 제나를 태양계 행성에 포함시키고자 노력하지만 ESA의 강력한 반발로 제나, 세레스와 함께 명왕성은 결국 왜소행성으로 분류되고 맙니다.


당시 명왕성 탐사선인 뉴호라이즌 임무의 책임자였던 앨런 스턴은 "새로운 행성의 정의를 엄격히 적용하면 지구, 화성, 목성, 해왕성도 행성 자격에서 박탈돼야 맞다"면서 강력하게 반발합니다. 지금도 톰보의 고향인 미국 일리노이주와 그가 명왕성을 발견한 천문대가 위치한 뉴멕시코주는 명왕성을 행성으로 인정하고, '명왕성의 날(3월13일)'을 제정하기도 했습니다.


앨런 스턴을 필두로 NASA의 일부 학자들은 지난해에도 행성의 정의를 새로 정립해 명왕성을 다시 행성으로 복귀시켜야 한다는내용의 제안서를 IAU에 제출했습니다. 그 외 많은 사람들이 명왕성의 행성 복귀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IAU가 이런 제안들을 확실하게 거부하지 못하는 사이에 '명왕성은 왜소행성도 아닌 혜성'이라는 논문이 발표된 것입니다. 흐름이 바뀔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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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발사된 뉴호라이즌스호는 2015년 7월 명왕성에 도착했습니다. 명왕성 표면으로부터 약 1만2550㎞ 거리까지 근접비행하면서 표면 분석 임무를 수행하며 지구에 명왕성의 모습을 보내왔습니다.


뉴호라이즌스호는 톰보의 뼛가루를 싣고 지구와 명왕성의 거리 75억1500만㎞를 지치면 자고, 다른 행성의 힘까지 빌려 가면서 10년을 걸쳐 날아갔습니다. 명왕성이 행성이 아닌 왜소행성이든, 혜성이든 톰보는 명왕성과 함께라는 사실 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습니다. NASA 과학자들의 의리가 부럽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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