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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화의 Aging스토리]②웰다잉, 준비할 수 있는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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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웰다잉(Well Dying)'은 살아온 날을 아름답게 정리하는, 평안한 삶의 마무리를 일컫는 말입니다. 삶의 마지막에서 죽음을 스스로 미리 준비하는 것은 자신의 생을 뜻깊게 마무리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우리나라는 2009년 2월 서울고등법원이 환자 김 모 씨의 가족이 세브란스 병원을 상대로 낸 연명치료 중단 민사소송에서 환자의 연명 치료를 중단하라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존엄사와 안락사에 대한 사회적 공론이 본격화 됐고, 지난 2월부터는 연명의료결정법(존엄사법)이 시행됐습니다.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르면, 회생 가능성이 없는 임종기 환자의 연명의료를 중단하기 위해서는 ▲건강할 때 미리 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말기·임종기 환자가 직접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평소 환자가 연명 의료를 원하지 않았다'는 가족 2인 이상의 진술 ▲가족 전원의 동의 등 네 가지 중 한 가지를 충족해야 합니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시범사업 기간부터 현재까지 6500여명이 연명의료를 유보하거나 중단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65% 정도가 환자가 의식이 없을 때 가족이 결정한 것이었습니다. 환자가 직접 연명의료계획서를 쓴 경우는 35% 정도, 건강할 때 미리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써둔 경우는 0.5%에 그쳤습니다.


아직 우리 사회에는 '웰다잉'의 개념이 제대로 정착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임종을 앞둔 환자에게 의학의 힘을 빌려 과도하게 생명 연장에 치중하면, 환자는 가족과 이별하는 시간을 갖지 못하는 것은 물론 스스로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하는 기회를 박탈당할 수도 있습니다.


존엄사법의 시행이 웰다잉에 대한 고민을 다시금 상기시킵니다. 어떻게 죽는 것이 잘 죽는 것일까요?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 주연의 영화 '버킷리스트'를 찾아 보시는것도 나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누구나 나도 생을 저렇게 마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요?


나이드신 분들 중에는 임종에 대한 준비를 언급하면 거북해 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젊은 분들은 설마 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날까 싶어 죽음을 노인이나 병자들의 문제로만 치부해 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 생의 마지막은 누구나 품격이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누구나 건강할 때 죽음에 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하거나 혹은 의식 불명으로 의사 결정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자신이 어느 수준까지 치료를 받고, 어떻게 죽기를 바라는지에 대한 계획은 세워 둬야 합니다.


아울러 사후에도 장기 기증을 통해 다른 생명을 살리는 가치있는 일에 동참할지도 미리 결정한다면 바람직할 것입니다.


'9988234'.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2~3일 앓다가 4망하는 것'은 모든 사람의 희망입니다. 마지막 순간에 원치 않는 곳에서, 원치 않는 치료나 통증에 시달리며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더구나 불필요한 연명치료에 대한 부담 때문에 가족들이 고통받는 것도 원치 않을 것입니다.

남겨진 재산 때문에 가족이 싸울까 봐 유언장은 작성해놨는데 정작 자신의 죽음에 대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 놓지 않아 고통스런(?) 연명치료를 이어 가야 한다면 삶의 마지막은 참담하지 않을까요?


웰다잉을 위해서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장기기증 서약' 등은 품격 있게 삶을 마감하고 싶은 나와 가족을 위한 용기있는 행동입니다. 가족과 지인, 또는 자신과도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 당신이 아직 건강한 바로 지금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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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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