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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관광과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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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관광과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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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은 평화를 상징한다.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한 국가를, 한 지역을 누비고 다니는 관광객의 모습은 그 지역의 안정성을 뜻한다. 그 안정성이 정치 체제의 안정이 될 수 있고 사회 구조의 안정이 될 수 있다. 최소한 관광객이 활보하는 국가나 사회는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인증의 잣대가 된다. 그래서 사회주의 국가에선 자본주의 국가와 교류할 때 일반상품 교역을 제한하더라도 관광은 예외로 허용한다. 대체로 이런 조치는 그 국가가 정상국가임을 대내외에 알릴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수익을 챙기기 위함이다. 남미나 동남아시아 사회주의 국가들이 관광 이미지를 국제사회에 홍보하는 것도 이러한 정치ㆍ경제적 의도가 깔려 있다.


평화의 상징인 관광은 때론 테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테러 집단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테러를 자행해 세계적으로 이목을 끌려고 한다. 2002년 지상의 낙원이라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선 나이트클럽 테러로 사상자 수백 명이 발생했다. 2004년 이집트 타바 힐튼호텔 등의 연쇄 폭발 테러에서도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2014년 2월 시나이반도에서도 한국인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테러를 당했다.

관광은 때론 평화와 경제 중흥의 첨병 역할을 한다. 남북 간 긴장 상태가 지속될 때 관광객은 통일전망대에서 남북한 군인의 대치 상황을 경이롭게 본다. 이러한 관광은 국방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안보 교육 형태로 진행되는데 이를 안보 관광이라고 부른다. 반면 금강산ㆍ개성 관광이 시행되던 때처럼 남북 간 긴장이 풀리고 교류가 있던 때의 관광 형태를 평화 관광이라 부른다. 평화 관광은 경제 교류로 확장돼 결국 개성공단을 가능케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평화 관광이 진행되고 개성공단이 순조롭게 가동될 때 비무장지대(DMZ) 지역을 세계적인 평화 관광ㆍ생태 관광 지대로 조성하거나 보존하자는 논의도 많았다. 민간인출입통제구역을 국제적인 관광지로 개발하려는 구상도 있었다.


금강산이나 개성 같은 북한 관광은 평화의 초석이 될 수 있다. 2000년대 초까지 우리 국민이 북한을 여행할 때는 최소한 그렇게 생각했다. 북한으로의 관광은 정치적ㆍ군사적 긴장을 차치하고라도, 지척에 있고 말이 통하는 북한 관광에 대한 호기심에서 동기화됐다고 본다. 언젠가 한반도가 세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지도 모를 미래에 대한 희망과 염원에서도 비롯됐으리라 본다. 그런데 2008년 7월 우리 관광객이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고 그해 11월부터 남북 관광이 전면 중지된 후 냉전 상태가 지속됐다. 급기야 북핵 위기설까지 돌았다. 이로써 평화 관광이 안보 관광으로 급회전했다. 이때만 해도 북한 관광은 단단하고 완전한 평화의 초석이 되지 못했다.

올해 4월27일 판문점 선언은 남북 관광에도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 지금은 비록 남북 간 관광 교류가 중단됐지만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국제사회의 호응이 있으면 관광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1998년 강원도 동해항에서 시작한 금강산 관광, 2007년엔 확장판인 개성 관광에 대한 경험이 있다. 이때만 해도 관광은 평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할 테고 이후 남북 관계에 대한 희망 어린 기대도 높았다. 남북 관광이 진행된 과거 10년간 남한 관광객을 맞는 북한 관리자의 태도에서 변화하는 모습을 살펴봤고 개성공단에서 남북 합작 상품이 판매되기도 했다. 현시점에서 뒤돌아볼 때 비록 남북 관광이 전면 중단됐지만 이전의 경험이 한낱 단순한 과거의 경험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미래를 지향하는 단단한 토대가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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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북 관광은 금강산ㆍ개성을 넘어 원산, 칠보산, 평양, 백두산 관광으로 진행할 수 있겠다는 꿈을 어렴풋하게 꿀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북한이 평양 도시 관광을 허용하고 자유롭게 사진 촬영을 허용한다면 아마 그때쯤이면 북한 주민이 남한 관광지를 여행하는 장면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균등한 상호 방문이 아닐지라도 이 정도면 남북 관광은 엄청난 발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 꿈이 실현되기까지는 많은 난관이 국내외에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꿈은 이뤄진다고 하지 않는가. 바야흐로 안보 관광에서 완전한 평화 관광으로의 전환과 그 준비를 모색할 때다. 완전한 평화 관광은 관광객의 안전 보장을 기본 조건으로 하고 남북 간의 자유로운 왕래, 현지에서의 비구속적 관광 활동이 전제돼야 달성된다.


김남조 한국관광학회 회장,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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