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장기간에 걸쳐 신도들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만민중앙성결교회 이재록 목사가 경찰에 소환됐다.
이 목사는 26일 오전 8시4분께 서울 종로구에 있는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예정된 시간(오전 9시)보다 약 1시간가량 일찍 출석한 이 목사는 ‘성폭행 혐의를 인정하느냐’, ‘내부 직원도 피해를 주장하고 있다’, ‘한 말씀 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교회 직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 목사는 수년에 걸쳐 만민중앙교회 여신도 10여명을 성폭행한 혐의(상습준강간)를 받고 있다. 그는 대형 교회 지도자의 지위와 피해자들의 신앙심을 이용해 '신의 지시', '하나님의 선택'이라는 명목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의혹을 받는다.
이 같은 사실은 이달 초 피해자 6명이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공개적으로 문제가 제기됐다. 피해자들이 주장한 피해 시점은 2015년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오랜 기간에 걸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고소인들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 점 등을 고려해 이 목사를 출국금지조치했고, 최근 고소인 조사까지 마쳤다. 고소인 외에도 경찰에 피해를 진술한 다른 신도들을 합치면 피해자는 1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목사가 권력관계를 이용해 신도들을 사실상 항거 불능 상태로 만든 다음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보고 상습준강간 혐의를 적용했다. 이 목사 변호인은 고소장 공개를 요청했으나 경찰은 이 목사 측이 합의를 종용하거나 회유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고소 내용을 제공하지 않았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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