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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인구’ 중국, 미투 운동에 침묵하는 이유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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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검열과 내부의 차가운 시선에 '미투 운동' 확산 더딘 추세

‘14억 인구’ 중국, 미투 운동에 침묵하는 이유 (영상) 정부의 적극적인 검열과 탐탁지 않은 내부의 시선에 중국의 미투 운동은 한 풀 꺾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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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종화 기자] 미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퍼져 나간 ‘미투’(#MeToo·나도 당했다)운동. 수많은 성범죄 가해자들이 세계의 지탄을 받았지만 14억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에서는 유독 ‘미투’에 관련된 소식이 뜸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월,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뤄첸첸 씨는 중국의 대표 SNS인 웨이보(微博)에 글을 올렸다. 자신의 박사과정 지도교수였던 베이징 항공항천대학의 천샤오우(陳小武·46)교수가 자신을 성폭행하려는 시도를 했다는 내용이었다. 뤄 씨가 필사적으로 저항하자 천 교수는 “이것은 너의 품행을 시험해 본 것이니 신경 쓰지 말라”, “오늘 일은 아무에게도 이야기해선 안 된다”며 성폭행을 포기했고, 뤄 씨는 피해 사실을 묻어둔 채 우울증과 환각, 환청에 시달렸다.


뤄 씨의 글은 1시간 만에 300만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천 교수에 대한 학생들의 고발은 계속됐다. 천 교수가 ‘옷을 한번 벗어봐라’등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임신시킨 후 돈으로 무마하려 했다는 증언까지 올라왔다. 뤄 씨는 피해 여학생 7명의 증언 등을 녹음해 정식으로 천 교수를 고발했지만 이 과정에서도 천 교수와 주변인들의 협박은 계속되었다.


파장이 커지자 베이항대학은 천 교수에게 무기한 정직 처분을 내렸다. 교육부는 최고의 연구 성과를 거둔 학자에게 주는 지위인 장강학자(長江學者)지위를 박탈했다. 뤄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교육부의 발표에 놀랐다. 국가가 이런 움직임을 보여준 것에 매우 고무되었다”며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동참을 독려했다.
그 후 베이징 대외경제무역대학의 쉐(薛)모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중국내 두 번째 ‘미투’고발이 이어졌고 쉐 교수 역시 정직 처분을 받았다. 고발에 동참한 이 누리꾼은 “뤄 씨의 고발을 보고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검열 당국과 웨이보 등 주요 SNS들은 중국 내 미투 운동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성폭력’ ‘성폭력 반대’, ‘미투(#MeToo)’, ‘미투인차이나(#MeTooInChina)’등 미투 운동과 관련된 단어와 해시태그를 차단하는 데에 나섰다. 대학 내 성범죄를 막기 위한 규율 제정 등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과 집회를 계획했던 교수들의 계획은 대학 당국에 의해 취소됐다.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글을 썼던 학생들은 정부에게 “왜 이런 글을 썼는가”, “외국 세력의 영향을 받았는가”등의 질문을 받았으며, 미투 운동이 미국에서 시작되었다는 이유를 들어 정부가 “계속 이런 글을 쓸 경우 적대적인 외세를 돕는 국가 반역죄가 될 수 있다”고 협박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성범죄 피해자에게 가혹한 시선을 보내는 중국 내부의 분위기도 미투 운동이 더 이상 확산되지 못하는 데에 큰 몫을 하고 있다.


마케팅 전문가 쉬야루(28)는 상하이 길거리에서 성추행 당한 후 자신의 몸을 더듬었던 남성의 사진을 증거로 제출하며 고발했지만 경찰은 “체포하기에는 너무 늙은 남성이다”라는 황당한 변명만 늘어놓았다. 그녀는 자신의 경험담을 SNS에 공유했지만 ‘당할 만하니까 당했을 것이다’, ‘야한 옷차림을 한 게 아니냐’ ‘돈을 뜯어내려고 의도적으로 접근했을 것이다’는 비난 댓글이 폭주했다.


지난 2015년에는 성범죄 피해 여성을 위한 법률센터가 느닷없이 영업정지를 당하고, ‘대중교통에서 발생하는 성추행을 조심하라’라는 내용의 전단을 돌리던 여성 운동가 5명이 구속당하는 등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중국내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베이징 위안종 양성발전소 소장이자 변호사인 이링은 “성범죄 피해자 여성 대부분은 침묵을 선택한다. 자신의 커리어가 끝날 수도 있는 위험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마카오대학교 사회과학과 교수진 연구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7년까지의 조사 결과 57%에 달하는 여대생들이 지도 교수 또는 기관 관계자로부터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형사 고발 조치된 경우는 13건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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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국가 주석의 장기 집권을 위한 연임제한철폐 개헌 추진 역시 중국 정부가 미투 운동을 적극적으로 차단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n년 집권’에 대한 언급을 막기 위한 알파벳 N, 독재를 풍자한 소설인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시 주석의 별명인 ‘곰돌이 푸’, ‘만두’등이 사용 금지 단어가 되는 등 중국 당국의 온라인 검열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미투’라는 작은 시민운동이 들불처럼 번져 정부 비판 여론 및 집회로 이어질 것을 당국은 우려하고 있다.


미투 관련 키워드가 금지단어로 지정되자 중국 누리꾼들은 미투의 발음에 맞춰 쌀 미(米)와 토끼 토(兎)를 붙인 ‘쌀토끼’ 해시태그를 이용해 성범죄 고발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검열과 탐탁지 않은 내부의 시선에 중국의 미투 운동은 한 풀 꺾인 모습이다.










최종화 기자 final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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