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가상통화로 작년 2000억 이상 벌어들여”

美 전문가 “지난해 최대 2억달러 챙겼을 것”…“올해도 가상통화 탈취로 외화벌이 나설 것”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북한이 지난해 가상통화 거래로 2억달러(약 2160억원) 이상 챙겼을 것이라는 추정치가 나왔다.

프리실라 모리우치 전 미국 국가안보국(NSA) 동아시아태평양 사이버 안보 담당관은 1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과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북한이 지난해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로 적어도 1500만달러에서 최대 2억여달러를 벌어들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 매사추세츠주 서머빌 소재 정보분석업체 레코디드퓨처에서 동아시아 담당자로 일하는 모리우치 전 담당관은 북한이 지난해 채굴 혹은 해킹으로 획득한 가상통화 수가 최소 1만1000개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북한이 이를 지난 1월까지 그대로 보유했다면 가치는 1억2000만달러다. 그러나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치에 이른 지난해 12월 중순 현금화했다면 2억1000만달러에 달했을 것이다.

모리우치 전 담당관은 북한이 이렇게 자금 마련에 나선 것은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으로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제재가 잇따르자 정권을 지탱하고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지속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상통화의 가격 폭락에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점차 강력해지면서 북한이 올해도 가상통화를 탈취하거나 채굴해 외화벌이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이 극심한 전력난에도 전력은 물론 인터넷망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한 보안 전문가는 가상통화 가격의 거품이 걷히면서 북한도 가상통화 채굴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자금을 투기적 요소가 많은 가상통화에 더 이상 의존하진 않으리라는 설명이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