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위 넘나드는 中·印 국경 갈등…印 "ICBM 시험발사 성공적"

중국군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새해 들어 중국과 인도 간 국경을 둘러싼 갈등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국경 지대에서 불거진 군사 대치 상황을 외교적으로 일시 봉합했지만 양국 모두 군 병력을 증강하면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중국 전역을 사정권에 넣는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했다. 니르말라 시타라만 인도 국방장관은 이날 "인도 동부 벵갈만에 있는 한 섬에서 이동 발사대로 ICBM '아그니-5'를 시험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아그니-5는 사거리 5000㎞로 중국 북부를 포함한 아시아 대부분 지역과 아프리카, 유럽 일부를 사정권에 두고 있으며 길이 17ｍ, 무게 50t에 1.5t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아그니-5는 인도가 1980년대 자체 개발한 미사일 체계인 아그니 시리즈의 최신 버전으로 최초 시험발사는 2016년 12월이었으며 이번이 다섯 번째 테스트였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시험발사에서 아그니-5가 19분 동안 3000마일(약 4828㎞)을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시타라만 장관은 성명에서 "인접국인 파키스탄과 중국을 겨냥해 핵 억지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의 일부"라면서 "이번 시험발사로 억지력이 더욱 강화됐고 인도의 방위능력이 크게 신장됐다"고 말했다. 인도 안보 전문가 니틴 고칼레는 이번 아그니-5 시험발사 성공 의미에 대해 "인도는 이제 상하이 같은 중국 동부 해안 주요 도시를 포함해 중국 대부분을 사정권에 두게 됐다"면서 "만일의 사태가 벌어졌을 때 중국이 적어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것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인도가 중국, 파키스탄과의 접경 지역을 방어하는 국경 수비대를 위해 5억5300만달러(약 5886억원) 상당의 총기류 16만여정을 구매한다는 발표 다음 날 이번 시험발사가 이뤄졌다는 데 주목했다.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선을 둘러싼 분쟁으로 전쟁까지 했으며 지난해 6월에도 시킴 인근 히말라야 고원지대 도클람(중국명 둥랑)에서 갈등이 불거져 인도군과 중국군 수천명이 같은 해 8월28일까지 73일 동안 무장 대치한 바 있다.

이후에도 인도 무인기가 중국 영공을 침범하는 일로 양국이 설전을 벌였고 중국군이 도클람에 군사 시설을 대폭 강화하는 등 분쟁의 불씨가 남아 있다. 인도 NDTV 등 현지 언론은 전날 중국 군 전진기지가 도클람에 지어진 위성사진이 포착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인도가 부탄 영토라고 주장하는 도클람 북부 지역에 약 10㎞에 걸쳐 중국이 건설한 도로와 헬기 착륙장, 참호, 대포 등 군사시설이 설치된 모습이 지난달 촬영됐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