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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도저 정책의 덫③]프랜차이즈·유통 대기업 갑질 막자…'교각살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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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협회 "가맹거래법 규제일변도, 갈라파고스화될 것"
마트·백화점, 이제 말로 발주 못해…"발주수량 적은 계약서 꼭 작성"
대형마트 내 시식코너 없어질 수도…업계·소비자 '한숨'


[불도저 정책의 덫③]프랜차이즈·유통 대기업 갑질 막자…'교각살우' 우려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지난해 7월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 로비에서 공정거래위원회 가맹 대책과 관련해 기자회견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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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무술년 황금개띠해의 새해를 맞아 곳곳에 희망이 샘솟고 있지만 유통·프랜차이즈업계는 근심으로 가득 차 있다. 문재인 정부가 불법적인 특혜를 근절하고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기조를 고수하면서 유통·프랜차이즈업계 규제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업계는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이 지적한 '갈라파고스화'에 주목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9월22일 바른정당 가맹점 갑질 근절 특별위원회가 주최한 '가맹점 갑질 근절을 위한 2차 정책간담회'서 "가맹거래법 개정안은 유례를 찾기 힘든 규제"라며 "공정하고 바른 가맹사업법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프랜차이즈 산업은 극도로 위축돼 갈라파고스화될 것"이라고 강조한바 있다.

'갈라파고스화'는 세계시장의 추세와 동떨어진 채 자신들만의 표준을 좇다가 고립을 자초했다는 뜻이다. 1990년대 이후 일본 제조업 특히 IT산업이 자국 시장에만 안주한 결과 경쟁력이 약화돼 세계시장에서 고립된 현상을 설명하며 등장한 용어이다


프랜차이즈업계는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갈수록 위축된 영업 환경에 내몰리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등록이 취소된 신규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1073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884개보다 21.3% 늘어났다. 2017년 한 해 동안 문을 닫은 기존 가맹본부도 900여곳이 넘는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총 956곳으로 등록 취소율이 전체 등록업체의 16.2%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초부터 불거진 프랜차이즈 갑질·통행세 등 부정적인 이미지로 불매운동 등이 거세진 데다 공정회 등에서 직·간접적인 규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작년 7월 6대 과제와 23개 세부과제가 포함된 ‘가맹분야 불공정 관행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해당 대책은 정보공개 강화와 가맹점주 협상력 제고, 가맹점주 피해방지수단 확충, 불공정행위 감시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 추가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될 예정으로 프랜차이즈업계에 대한 압박은 거세질 예정이다.


한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산업은 우리 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지만 국내 가맹사업법은 이미 많은 규제를 담고 있고 특히 일부 개정안은 자유시장경제 질서에 반할 정도"라며 계약갱신요구권 기간 연장, 가맹점사업자의 교섭권 강화 등 일부 가맹사업법 개정안의 일방성과 불합리성을 지적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관련 규제·개정안은 크게 동종업종 점포 출점 금지 확대, 그리고 부당거래강요금지 법안으로 볼 수 있다. 가맹본부가 불법적인 행위로 피해를 끼칠 경우 이를 최대 3배 이상 보상해주는 징벌적 보상제도는 현재 시행중에 있다.

[불도저 정책의 덫③]프랜차이즈·유통 대기업 갑질 막자…'교각살우' 우려 울의 한 대형마트 김치코너.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유통업계는 '대규모유통업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대형마트·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의 횡포를 막기 위한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이 17건 발의됐고, 한 건만 통과된 상황이다. 대형유통업체가 납품업체와 일정 수량의 상품을 납품받는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그 수량을 적은 계약서를 납품업체에게 주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대규모유통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 3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는 공정위가 지난해 8월 발표한 ‘유통분야 불공정 거래 근절 대책’의 실천과제 중 하나로 대형유통업체의 구두(口頭) 발주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추진하기로 했던 과제이다. 개정 시행령은 대통령 재가 등의 절차를 거쳐 조만간 공포될 예정이며 공포된 날부터 즉시 시행된다.


대규모점포에서 근무하는 판촉직원의 인건비를 대형 유통업체와 협력업체가 반씩 분담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안도 발의됐다.


그동안 대형마트에서 상품을 납품하는 업체는 신제품을 홍보하거나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시식코너와 특설매장을 운영하기 위해 직원들 파견했다. 이들은 상품을 진열하는 이른바 '까대기' 업무나 시식코너 등을 통한 판촉활동을 벌였다. 개정안은 대규모유통업자가 납품업자 등의 종업원을 파견받는 경우 파견받는 분담비율을 포함해 파견조건을 서면으로 약정하도록 하고, 파견비용을 양측이 분담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제 대형마트의 시식코너도 없어지거나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이 오른 상황에서 납품업체 종업원 인건비 부담이 커진만큼 판매사원을 축소할 것이라는 게 대형마트 업계 방침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지금도 마트는 시식코너 운영을 위해 판매공간, 판매진행비를 제공하는 등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파견 판매사원의 인건비까지 분담하면 시식코너를 운영할 필요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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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업계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 인건비 분담의무 신설안 관련, 인건비를 분담할 수도 판촉직원을 줄일수도 없는 등 대책마련이 서지 않아 패닉에 빠진 상태다. 이들 업계는 운영 구조상 협력업체 파견인력이 전체의 80%에 달하는 데다 판매에 절대적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검찰 공정거래위원회의 유통업계에 대한 전방위압박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유통업계의 불공정행위를 시정한다는 명분으로 진행되는 규제 다발들은 교각살우(矯角殺牛)의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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