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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영화로 본 사회…'죄와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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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연말 '범죄도시', '신과함께-죄와벌', '1987' 등 최근 인기 있는 한국 영화들을 몰아 보게 됐다. '스포일러'를 할 생각은 없다. 다만 세 영화를 연달아 감상하다 보니 떠오르는 한국 사회의 단면을 이야기하고 싶다.


먼저 지난해 하반기 흥행작인 '범죄도시'. 잔인하기로 이름난 중국 헤이룽장성 출신의 조선족 조폭 3명이 나름 잠잠했던 구로 지역에 참혹한 불법ㆍ폭력적 '채권 추심'과 함께 등장해 파란을 일으키는 내용이다. 재밌는 것은 이 영화가 비리ㆍ편법을 다루는 방식이다. 주인공 형사는 한국 조폭은 물론 기존의 연변족 폭력 조직까지 동원해 이들을 검거하려 애쓴다. 조폭으로부터 돈을 뜯어 부하들에게 '활동비'로 쓰라며 나눠 준다. 중국 공안을 사칭해 범인들을 유인하는 장면에선 '정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허구가 아닌 리얼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주인공은 연변 출신 주민ㆍ상인들의 협조를 얻어 범인들을 잡는데 성공한다. 결론적으로 해피엔딩인데, 거악을 물리친 소악의 승리는 과연 정당한가? 에라 모르겠다. 눈 앞의 골치 덩어리가 해결됐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다고 여기는 게 우리 사회 아니던가.

'1987'은 1987년 6월 항쟁을 다룬 영화다.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박종철 열사의 죽음으로 계기로 발화돼 현재 한국 사회 민주주의의 토대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6월 항쟁을 시간 순서대로 약간의 허구를 가미해 구성했다. 그 속에 등장하는 치안본부 대공처장 박처원(김윤석 분)은 악의 화신이다. 그를 추종하는 경찰들도 마찬가지다. 당시 시대를 알지 못하는 어린 세대들은 "어떻게 저런 일들이 대한민국에서 백주 대낮에 벌어졌다는 말인가"라고 의심할 만 할 정도다. 어쨌든 영화는 100% 한국 사회에서 당시 벌어졌던 일들을 있는 그대로 그려낸다. 그런데 왜 영화를 보는 내내 답답하고 슬플까? 신파 장치 하나 없는 영화인데도 끝날 때 쯤 눈물 한 줄이 굵게 흘러내렸다. 그 만큼 한국 사회는 그 당시 영화보다도 더 영화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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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죄와벌'은 얼핏 황당한 스토리다. 불교의 살인ㆍ나태ㆍ불의ㆍ거짓ㆍ배신ㆍ폭력ㆍ천륜 등 7단계 지옥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인명 구조 도중 목숨을 일은 의인 소방관이 저승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7단계 심판을 통과하는 데 성공, 환생한다. 관심을 끄는 것은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손 쉽게 저지르는 사소한 잘못 조차도 저승에서는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는 설정이다. 예컨대 주인공이 통과하는 지옥 중 '검수림'은 거짓말을 한 죄인이 처벌을 받는 곳인데, 칼날로 이뤄진 거대한 수풀에서 거짓말을 한 횟수만큼 난자당한다. 배신 지옥에선 꽁꽁 얼린 채 유리처럼 산산이 부수어지는 처벌을 받는다. 죽어서 저승에 가서 죄의 대가를 치른다는 종교적 경고였다. 하지만 어떤 사소한 잘못이라도 그 파장과 해악이 엄청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강력한 현실적 충고이기도 하다.

인생, 그냥 사는 건 쉽지만 죄 짓지 않고 살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현실'을 핑계로 죄 지음을 밥 먹듯 했다간 언젠가 누군가로부터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한다면, 어깨에 짊어진 죄의 무게가 조금이나마 덜어지지 않을까. 특히 2004년 구로구 일대에서 난리를 쳤던 조선족 조폭들이나1987년 당시나 요즘이나 권력의 하수인ㆍ주구이면서도 오히려 국민을 개ㆍ돼지 취급하면서 일신의 안위를 챙기는 이들에게 '죄와 벌'에 대해 고민할 것을 권하고 싶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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