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사진작가 촘푸 바리톤은 '인스타그램 프레임 안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없다'를 보여주는 연작으로 겸손한 척 자랑하는 사진 밖 실상을 적나라하게 표현해 주목 받았다. 사진 = Chompoo Bari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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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팔로워 90만 명, SNS에 올리는 사진마다 쏟아지는 좋아요와 밀려드는 댓글로 화제가 됐던 호주 모델 에세나 오닐은 돌연 그간 자신이 올렸던 2천 장의 사진을 삭제하고 선언한다. “소셜 미디어는 진짜 삶이 아니다”라고. 화려한 드레스, 멋진 여행지, 날씬한 몸매를 자연스러운 일상 사진을 통해 뽐냈던 그녀는 많은 이들의 부러움과 질투의 대상이 됐지만, 완벽한 인스타그램 속 삶 뒤에 있는 현실은 한 장의 사진을 위해 소모되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화려한 의상은 협찬받은 옷이었고, 여드름을 가리기 위해 화장은 점점 두꺼워졌다. 그녀는 많은 부러움을 산 SNS 속 사진들이 오히려 자신을 소모시켰다고 고백했다.
험블브래그는 ‘Humble(겸손)’과 ‘brag(자랑하다)’라는 상반된 두 단어를 조합한 말로 겸손한 척 하면서 자기 자랑을 하는 사람 또는 그런 행위를 뜻한다. 미국의 영어사전 ‘메리엄-웹스터 사전’에 올해 등재되기도 한 이 단어는 현대인의 삶 속 깊숙이 파고든 SNS가 얼마나 많은 자랑과 허상, 비극으로 가득한지를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세상에 겸손한 자랑이 어디 있으랴, 모두를 속일 순 있어도 자기 자신은 속일 수 없다. 자랑을 위한 겸손은 곧 그마저도 위선이자 또 다른 자랑이 되기 십상이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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