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삼성 계열사들이 '삼성그룹 입문 연수(SVP)'를 계열사별로 진행한다. 앞서 신입사원 수련회도 폐지된 만큼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하는 그룹 차원의 '삼성인' 교육은 완전히 막을 내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계열사들은 신입사원 대상 SVP를 관련 계열사끼리 구분해 실시하기로 했다. SVP는 신입 직원들이 계열사에 배치받기 전 3주간 삼성의 역사ㆍ문화 등을 익히는 연수 과정이다. 계열사 구분 없이 기수ㆍ차수별로 참여하며, 입사 후에는 각 계열사 별 소속감 외에 'SVP 00기'라는 '삼성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게 된다.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2017년 하반기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될 SVP는 전자ㆍ금융ㆍ물산 계열사별로 진행된다. 삼성전자ㆍ삼성SDIㆍ삼성전기 등은 전자 계열사끼리, 삼성카드ㆍ삼성증권ㆍ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끼리 묶어 진행하는 방식이다. 삼성물산ㆍ삼성중공업ㆍ호텔신라 등도 별도로 진행한다. 삼성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각 사별 채용을 진행한데 이어 SVP도 계열사별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삼성이 SVP를 관련 계열사끼리 진행하기로 한 것은 그룹 해체에 따른 후속 조치다. 삼성은 지난해 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자 자성 차원에서 그룹을 상징하는 각종 이벤트를 없앴다. 지난 2월 삼성그룹의 콘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을 해체한데 이어 2010년부터 매주 수요일 삼성 계열사 사장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신사업ㆍ현안에 대한 강연을 듣고 논의하던 수요 사장단 회의도 폐지했다. 12월 사장단ㆍ임원인사도 각 사별로 진행하기로 했으며 미전실에서 주도해온 신입사원 공채도 각 사별로 진행됐다.
SVP를 계열사별로 진행하기로 하면서 계열사 신입사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행사는 모두 사라지게 됐다. SVP와 함께 대표적인 삼성그룹 신입사원들의 연례행사였던 '신입사원 하계 수련회'는 이미 지난해 3월 폐지됐다. 신입사원 하계 수련회는 각 계열사에 배치된 1년차 신입사원들이 모여 '삼성 정신'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한 1987년부터 30년간 진행해왔지만 "기수 중심문화가 연공서열이라는 부작용을 낳는다"며 폐지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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