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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피자의 세계]①유네스코도 반한 맛, 어떻게 만들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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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피자 꺾은 나폴리 피자의 세계

[나폴리 피자의 세계]①유네스코도 반한 맛, 어떻게 만들어졌나? 나폴리 피자(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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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결정된 이탈리아의 나폴리 피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서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나폴리 피자를 문화적 다양성과 창의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보존해야 할 유산으로 지정했다는 점이 시선을 끌고 있는 것이다. 유네스코는 나폴리 피자의 어떤 점에 주목했을까.

8일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네스코는 제주도에서 7일 열린 제12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에서 나폴리 피자 제조법을 인류무형유산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이탈리아는 지난해부터 나폴리 피자 제조법의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를 추진해왔다.


이번 등재 결정으로 이탈리아와 미국의 '피자 논쟁'은 이탈리아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이탈리아에 앞서 미국도 미국식 피자의 제조법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이탈리아식과 다른, 두툼하게 반죽을 만든 미국식이 피자의 세계화를 이끌었다는 논리였다. 중국과 '국수의 원조'를 두고 오랜 논쟁을 벌여온 이탈리아 입장에서는 피자 종주국의 지위마저 뺏길 위기였던 셈이다. 유네스코 등재 소식이 알려지자 마우리치오 마르티나 이탈리아 농림부 장관이 트위터를 통해 "승리!"라며 표현한 것은 이 같은 맥락에서다.

역사 저널리스트 알레산드로 마르초 마뇨가 쓴 '맛의 천재'에 따르면 '나폴리 피자'라는 이름이 등장하는 최초의 문서는 1570년 교황 피오 5세의 요리사 바르톨로메오 스카피가 출판한 요리책이라고 한다. 이 책에는 "여러 가지 식재료를 사용해서 만드는 둥근 빵, 즉 나폴리 사람들이 피자라고 부르는 것을 요리하기 위해서는"이라는 문장이 있다. 다만 당시의 나폴리 피자는 지금과 다른, 반죽에 견과류와 과일을 넣어 케이크 두께로 구워 만든 것이었다.


지금과 같은 형태의 나폴리 피자는 1715∼1725년 처음 고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폴리 인근 베수비오 화산의 돌을 이용한 화덕이 만들어지면서 고온에서 얇은 피자를 빠르게 굽는 방법이 이탈리아 전역에 퍼졌다고 한다. 나폴리 피자의 한 종류인 마르게리타 피자는 1889년 만들어졌다. 사보이왕가의 움베르토 1세와 마르게리타 왕비가 나폴리를 방문했을 때다. 왕비의 요청으로 당대 유명 피자 요리사(피자이올로)였던 라파엘로 에스포지토가 기존의 바질과 토마토소스에 모차렐라 치즈를 추가해 만들었다. 이 피자에서 초록색과 흰색, 빨간색으로 이뤄진 이탈리아 국기가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오늘날 나폴리 피자로 인정받으려면 피자 베이스의 가운데 두께가 3㎜를 넘어서는 안 되며, 참나무 장작으로 달군 돌 오븐에서 60∼90초 정도 구워야 한다. 반죽을 공중에 던져 돌려가며 만들고 오븐에서 균일하게 굽는 기술도 필요하다. 여러 세대 이어져 내려온 피자 만들며 부르는 노래와 이야기도 있다고 한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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