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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배구 한국도로공사·男농구 창원 LG 치어리더팀 '위너스'


[대전·김천=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함박눈이 내린 지난 6일 오전 9시. 김지혜(23)씨가 대전 서구 괴정동의 이벤트 대행사로 출근했다. 영하 5도에 바람까지, 추위를 이겨내려고 담요를 몸에 둘렀다. "새벽 1시에 귀가해 네 시간 밖에 잠을 못 잤다"면서도 쾌활하게 웃는다.


김지혜 씨는 치어리더다. 대전 지역 출신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위너스'에서 활동한다. 팀장 김지민(23)씨를 비롯해 박수진(24), 남민정(20), 김유정(20), 김예지(20), 나수진(20), 이혜지(20)씨 등 연습생까지 모두 열두 명이 몸담고 있다. 이 팀은 2013년에 창단했다. 현재 여자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와 남자프로농구 창원 LG를 응원한다. 지난 5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창원LG와 원주DB 경기에 나갔다가 대전으로 복귀한 다음 한국도로공사 홈경기가 열리는 김천실내체육관으로 향했다.


김지민 팀장을 비롯해 대전에 사는 팀원들이 사무실에 모였다.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승경 단장이 승합차로 이들을 경기장까지 데려간다. 조치원과 목천에 사는 팀원도 있다. 이들은 기차나 버스 등 대중교통으로 대전에 가 함께 움직인다. 위너스는 이날 프로배구단 치어리더로는 가장 먼저 크리스마스 특별 공연을 준비했다.성탄절을 앞두고 홈경기가 한 번뿐이라 조금 일찍 분위기를 만들기로 했다. 사무실 지하에 있는 연습실에서 산타클로스 옷 모양의 응원복과 신발 등 도구를 챙겨 이동한다.



▲2시간 경기 동안 공연은 3분, 오전부터 의상 준비·리허설 등으로 분주

아침 식사는 차에서 먹는 김밥 한 줄이 전부. 이마저도 먹지 않는 팀원이 있다. 김지민 팀장은 "공연하는 날에는 거의 밥을 먹지 않는다. 준비할 일이 많고, 춤을 추거나 움직일 때 부담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위너스에 가을, 겨울은 특히 분주한 시기다. 프로 경기 응원에 기업ㆍ단체 체육대회나 지역 행사에서 특별 공연을 할 기회가 많다. 김 팀장은 "우리 팀의 극성수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쉬는 날이 거의 없이 3개월 이상 일한다. 자는 시간이 부족하고 지칠 때가 많지만 무대에 서면 다시 활력이 생긴다"고 했다.




김 팀장은 2014년 12월 위너스에 합류했다. 충남대학교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하다가 치어리더로 전향했다. 그는 "한국무용과 응원은 동작부터 표현하는 방법까지 완전히 다르다. 경쾌한 리듬으로 춤을 추는 게 익숙지 않았다"고 했다. 무용하면서 계속 좋지 않았던 발목에도 문제가 생겼다. 응원하다가 왼쪽 발목을 삐끗했는데 연골과 인대, 뼈까지 이상이 있어 수술을 했다. 이 때문에 9개월 동안 일을 못했다. 그는 "지금도 쉬는 날에는 침을 맞는 등 재활치료를 하면서 계속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김 팀장은 스포츠를 아주 좋아한다. 틈틈이 프로배구나 야구를 보러 경기장에 간다. 치어리더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도 경기장에서 열성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큰 함성과 열기 가득한 경기장 분위기가 정말 좋다. 관중들과 마주하면서 에너지를 얻는다"고 했다. 지혜 씨는 반대다. 스포츠 룰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춤과 노래에 소질이 있고, 많은 사람들 앞에 서는 일 자체가 좋아 치어리더에 입문했다. 캐나다와 필리핀에서 유학을 하다가 지난해 6월부터 이 일을 시작했다. 유쾌한 성격으로 팀 분위기를 주도한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여러 분야의 관계자들과 협업하는 게 좋다. 특히 응원하는 팀이 이기고 관중과 선수들이 환호하는 표정을 보면서 스포츠의 매력이 무엇인지 깨닫고 있다"고 했다.





▲"시간에 비해 보수 많지 않아, 무대의 짜릿함이 일하는 힘"

위너스 멤버 중에 정식 계약을 하고 일하는 치어리더는 네 명, 나머지는 경기나 행사가 있을 때마다 틈틈이 참여한다. 전속으로 일하는 치어리더들은 기본급에 정해진 횟수 이상의 행사를 할 때마다 인센티브를 받는다. 김 팀장은 "시간과 일하는 양에 비해 보수가 많지는 않다. 단체 행사 등이 많을수록 수입이 는다. 돈보다는 일에 대한 애정과 무대에 서는 짜릿함이 이 일을 계속하게 한다"고 했다. 모두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과도하게 신체 접촉을 시도하는 남성들 때문에 곤혹스럽다고 한다. 지혜 씨는 "사진을 찍고 싶다고 접근해서 지나친 행동을 하는 관중들이 있다. 되도록 불미스러운 일이 안 생기게 피하지만 이런 일을 겪을 때 불쾌하고 회의감이 든다"고 했다.



위너스는 오후 5시에 시작하는 경기를 위해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오전 11시에 경기장에 도착한 뒤 코트에서 리허설을 한다. 동선과 동작을 점검하는 시간이다. 장난기 넘치던 이들도 음악이 시작되면 눈빛부터 달라진다. 경기 세 시간 전에는 준비한 의상을 입고 전체 리허설을 또 한다. 이들이 경기 중에 공연하는 시간은 약 3분. 유일하게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다. 나머지 시간에는 선수단 입장을 돕거나 피켓, 응원도구를 들고 관중들의 박수와 함성을 유도한다. 경기 두 시간 전 팬들을 맞이하는 '개문(開門)' 행사에 참여하고 이벤트를 통해 선물을 나눠주는 일도 치어리더의 몫. 하지수(17·천안여고) 양은 두 달여 훈련을 하고 이날 치어리더로 데뷔를 했다. 새벽부터 준비하고 이동해 경기장에서 온종일 보내면서 짧은 공연을 기다리는 과정들이 어땠을까. 그는 "준비하는 단계가 굉장히 오래 걸리고 챙겨야 할 일이 많더라. 대신 공연은 너무 금방 끝난 기분이라 허무한 마음이 있다"고 했다.




경기가 끝나고 팬들이 빠져나간 뒤에도 치어리더들은 분주하다. 공연에서 미흡했던 점을 돌아보고 짐 정리를 끝내면 시간이 훌쩍 지난다. 멤버 중 네 명은 7일 열린 창원LG의 홈경기를 위해 곧바로 창원으로 이동했다. 긴 하루 일과를 마친 뒤라 표정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으나 단체 사진을 찍을 때는 곧바로 생기가 돌았다. 김 팀장은 "치어리더는 응원을 주도하면서도 관심 속에서 힘을 얻는다. 더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고 우리 팀에 애정을 보여줄수록 무대에 오르는 보람도 커진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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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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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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