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화질 동영상 보기 OK
끊김은 KT가 가장 많아
3사 체감속도 10~15배 빨라져
출퇴근시간대엔 여전히 버벅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고화질 동영상을 문제 없이 볼 정도는 된다. 다만 출ㆍ퇴근길은 예외."
지난 달 30일 오후 3시13분 아현역을 출발(충정로 방면), 오후 4시44분까지 2호선 내선순환 열차에 탑승해 한 바퀴를 돌며 이동통신 3사의 와이파이 접속 상태를 시험했다. 최근 각 이통사들은 지하철 와이파이에 롱텀에볼루션(LTE) 장비를 새롭게 구축했다. 사용자가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속도 개선이 있었을까.
실험은 SK텔레콤ㆍKTㆍLG유플러스로 개통된 삼성전자 '갤럭시S8' 3대를 초기화한 상태에서 진행했다. 와이파이에 연결한 뒤 유튜브 'YTN 실시간 뉴스'를 HD급 화질(720p)로 시청했다. 와이파이가 끊겼을 때 자동으로 모바일 데이터가 소모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바일 데이터는 차단했다. 각 이통사가 오전 11시와 오후 3시께 와이파이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점을 참고했다. 기자가 탑승했을 때 지하철 좌석은 모두 차 있는 상태였으며, 역에 따라 한 칸에 약 10~30명이 서있는 수준이었다.
실험 결과 각 이통사로 개통된 갤럭시S8는 공히 끊김 현상이 간혹 발생했지만 동영상 시청에 큰 지장은 없었다. SK텔레콤의 경우 한양대역에서 뚝섬역으로 가는 도중 약 2.5초간 1번 끊겼다. LG유플러스는 2회(을지로입구역~을지로3가역, 구로디지털단지역~대림역) 약 2초 간 영상이 지연됐다. KT는 3회(강변역~잠실나루역, 구로디지털단지역~대림역, 당산역~합정역) 약 13초 영상이 끊어졌다. 특히 당산역에서 합정역으로 가는 양화대교 구간에서는 10여초 간 데이터 전송이 지연됐다. 결국 출발과 동시에 시작한 영상은 LG유플러스, SK텔레콤, KT 순으로 종료됐다. 지하철이란 공간 특성상 시간대별 사용자 수가 다르고 탑승자에 따라 데이터 사용 행태가 달라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이동통신사 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동영상 시청에 무리가 없는 수준이었다. "와이파이에 연결은 됐는데 데이터 전송은 안 되는" 고질적 현상이 대폭 개선된 것이다. 이는 지하철 와이파이 설비가 와이브로에서 LTE 기반 장비로 교체된 덕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초 지하철 객차에 LTE 기반 와이파이 서비스를 시작했고, SK텔레콤과 KT는 9월 기존 와이브로 장비를 LTE기반으로 바꿨다.
와이브로는 이동 중에도 초고속 인터넷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지난 2011년 지하철 와이파이 기술로 선정됐다. 하지만 LTE는 광대역 주파수를 활용할 경우 최대 150Mbps를 구현하는 반면, 와이브로의 최대 속도는 40Mbps에 그치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4G 네트워크의 주도권이 LTE로 결정되면서 와이브로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지하철 와이파이는 무용지물 수준으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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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각 통신사에 따르면 LTE 교체 후 SK텔레콤의 자체 측정 기준 와이브로 대비 체감 속도가 10~15배 빨라졌다. KT에서는 서울 1~4호선 4개 노선 평균 전송 속도가 약 11배, 2호선에서는 약 2배 개선됐다. 그러나 사람이 많은 출ㆍ퇴근길에는 여전히 와이파이 접속이 원활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한 상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매년 말 지하철 와이파이를 포함해 이통3사의 통신서비스 속도를 비교해 발표한다. 그러나 지하철 와이파이가 LTE로 개선된 후 서비스 속도를 비교한 결과는 아직 공식적으로 나온 적이 없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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