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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읽다]저체온증…생명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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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도 낚싯배 사고, 저체온증도 한 원인일 듯

[건강을 읽다]저체온증…생명 위협한다 ▲3일 오전 영흥도에서 낚싯배 전복 사고가 발생해 13명이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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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3일 오전 6시쯤 영흥도에서 9.77톤의 낚싯배가 336톤의 유조선과 충돌했습니다. 소중한 생명 13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선장을 포함해 22명이 승선했는데 7명만 생존했습니다. 2명은 아직 실종상태입니다.

사고와 사망 원인은 추가 조사가 있어야 정확하게 밝혀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몇 가지 부분에서 이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살펴봐야 할 부분은 있습니다. 해경이 일찍 출동했는데 문제는 전문 구조장비를 갖춘 수중구조대가 늦게 도착했다는 점입니다.


수중구조대 출동이 늦은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큰 유조선과 충돌해 낚싯배가 뒤집혔다면 선실 안에 사람이 갇혀 있을 가능성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특수 장비를 갖춘 수중구조대가 신속하게 출동했어야 했습니다.

현재까지 분석된 자료를 보면 희생자들은 배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실신한 뒤 익사했거나 안에 갇혀 있으면서 저체온 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당시 바다 온도가 매우 차가웠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극한 환경에서 저체온 증은 빨리 진행됩니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차가운 바닷물에 긴 시간 노출되면 저체온증이 발생합니다.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저체온은 사람의 중심 체온이 35도 이하로 내려가는 것을 말한다"며 "저체온 증은 발열이나 고체온 증보다는 훨씬 드문데 응급 상황이기 때문에 즉각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즉각적 조치'가 필요한 만큼 매우 위급한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촌각을 다투는 응급 상황이 저체온증입니다.


체온이 26.7도 이하인 환자는 의식이 없고 동공은 수축됩니다. 호흡은 얕고 느리며 심박수는 느리고 대부분의 환자가 저혈압과 전신 부종이 관찰됩니다. 체온이 25도 이하일 때는 혼수상태에 빠집니다.


이번 사고에서 배에 오른 사람들은 구명조끼 이외에는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장비가 전혀 없었습니다. 배가 전복되고 정신을 잃은 뒤 차가운 바닷물에 긴 시간 있었다면 저체온 증에 노출됐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박인철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계속 추위에 노출돼 체온이 더 떨어지는 경우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저체온 증을 일으킨 경우는 바람이 부는 날 바깥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바다에 조난당했을 때, 등산할 때 밖에서 노숙하게 될 때 등 온도변화가 심할 때 발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항상성 조절 기능이 떨어지는 노약자나 당뇨병, 심장 또는 발작 질환 등의 지병이 있는 상태, 피로한 경우에는 저체온 증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높다"며 "차가운 공기나 외부 물질(물 등)로부터 격리시켜줄 수 있도록 젖은 옷은 벗기고 담요를 덮어 감싸줘 열손실을 막으면 저체온 증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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