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일 4번 중에 1번 영하 날씨
'올해도 어김없이 수능 한파' 매년 이맘때 대학수학능력시험일 날씨를 예보하는 기사 등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표현이다. 수능 당일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여겨 '수능 한파'라는 말도 생겼다. 수능 시험 이전에는 '입시 한파'라고 했다. 수능을 보는 날 느끼는 추위는 미래를 알 수 없는 수험생들의 스산한 마음과도 맞아 떨어져 으레 이날은 추울 것이라고 인식돼 왔다. 수능 시험을 치르는 날이 더 추웠던 것은 사실일까? '수능 한파'의 속사정을 역대 수능일 최저기온을 통해 들여다봤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6일 아침 최저기온은 평년보다 2~5도 낮을 전망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도로 떨어지는 것을 비롯해 대전(-1℃), 청주(-2℃), 춘천(-6℃) 등에서도 아침 수은주가 영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을 기준으로 보면 수능일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것은 2015학년도 수능이 치러진 2014년 이후 3년 만이다. 그해 11월13일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3.1도였다. 영하권의 날씨를 '한파'라고 해석한다면 3년 만의 '수능 한파'인 셈이다.
그렇다면 역대 수능일 중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날은 며칠이나 될까? 1993년 여름에 시행된 1994학년도 1차 시험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수능은 매년 11월에 치러졌다. 모두 24번의 11월의 수능이 있었다. 이중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를 기록한 때는 1997년, 1998년, 2001년, 2006년, 2010년, 2014년으로 모두 여섯 번이다. 25%의 확률로 수능 당일 최저기온이 영하를 기록한 것으로, 네 번 중에 한 번 '수능 한파'가 찾아온 셈이다. 영하의 날씨가 예보된 오는 16일까지 더하면 25번의 수능 중 일곱 번 추웠다.
이중 역대 가장 추었던 수능일은 1999학년도 시험이 치러진 1998년 11월18일이다. 이날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5.3도였다. 평균기온도 영하 3도에 머물렀다. 영하 3.2도를 기록한 1997년에 이어 2년 연속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수능 한파'라는 말이 자리를 잡게 됐다.
'한파'라고 표현하지만 기상청이 한파주의보를 발령하는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기상청은 아침 최저기온이 10도 이상 하강해 평년값보다 3도가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아침 최저기온 영하 12도 이하가 이틀 이상 지속될 때, 급격한 저온현상으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때 한파주의보를 발령한다.
11월의 수능일 중 가장 따뜻했던 때는 2011년과 2015년의 시험일이었다. 2011년 11월10일의 최저기온은 10.9도, 2015년 11월12일의 최저기온은 10.2도로 10도를 웃도는 비교적 따뜻한 날씨를 보였다. 수능일이 가장 따뜻했던 2011년과 가장 추었던 1998년의 서울 최저기온의 차이는 무려 16.2도에 달한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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