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화이트리스트' 의혹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 소환(종합)

박원동 전 국장, 김진홍 전 단장
정치공작ㆍ수사방해 관련 소환

이헌수 전 기조실장(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박근혜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과 청와대 등의 '화이트리스트'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을 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양석조 부장검사)는 24일 오전 이 전 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화이트리스트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1일 이 전 실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 전 실장은 검찰에 도착해 취재진으로부터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등의 질문을 받았으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할 뿐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 초기인 2013년부터 올해까지 국정원 핵심 보직인 기조실장으로 재직한 이 전 실장은 박근혜정부가 대기업들로 하여금 친정부 성향 우파 단체들에 자금 지원을 하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들 단체가 친정부ㆍ야권비난 관제시위 등 여론활동을 벌이게 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는다.

검찰은 이 전 실장이 특정 대기업을 직접 압박해 친정부 여론활동을 벌인 재향경우회 등에 거액을 지원하도록 했다는 의혹도 수사중이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3월 전경련이 청와대의 지시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ㆍ현대차ㆍSK 등 대기업들로부터 확보한 자금 등 수십억원을 친정부 우파 단체에 지원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화이트리스트 실무자로 지목된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을 지난 19일 구속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이명박정부 당시 정치공작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받는 박원동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을 소환했다.

검찰은 박 전 국장이 신승균 전 국익전략실장과 함께 국정원의 각종 정치공작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한다.

그는 2012년 12월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 때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과 통화한 것으로 2013년 국회 조사에서 밝혀졌다.

검찰은 박근혜정부 시절 국정원 댓글 수사를 방해한 의혹과 관련해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의 후임인 김진홍 전 단장도 소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