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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의 도시이야기]태종 둘째공주집 '소공동'‥고급호텔 단지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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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이야기 소공동
작은공주댁 자리잡고 마을이름으로..우리나라 첫 근대식 고급호텔 생겨
롯데 신격호, 박정희 지원 아래 국내 최대 호텔 건립..국내 대규모 투자 계기


[두 남자의 도시이야기]태종 둘째공주집 '소공동'‥고급호텔 단지 변신 현 서울시청사 쪽에서 바라본 소공동 일대. 1976년 소공동 지하도가 일부 개통되면서 촬영했다. <자료: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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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조선의 3대 임금 태종은 둘째딸 경정공주를 개국공신 조준의 아들에게 출가시키면서 도성 한 켠에 작은 집을 지어주었다. 이곳이 작은공주댁, 소공주댁으로 불리다 동네 이름까지 소공동으로 바뀌었다.


이후 선조 때 궁을 화려하게 만들어 서자 의안군 이성에게 줬다. 지금의 웨스틴조선호텔 부근 터다. 이곳은 임진왜란 때 왜군의 진지가 된 적도 있고 이후 원군으로 왔던 명나라 장수의 사령부로 쓰기도 했다. 웨스틴조선호텔 옆에 있는 사적 원구단은 고종이 1897년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로 즉위하면서 덕수궁의 정동(正東) 위치에 천단을 쌓은 것이다.

한반도를 강점한 일제는 1911년 이 일대를 조선총독부 소관으로 하고 원구단 석축을 헐어 지하 1층, 지상 4층짜리 호텔을 지었다. 우리나라 첫 근대식 호텔로 현 웨스틴조선호텔의 전신(前身)인 셈이다. 당시 일본인을 위한 고급여관이 있었으나 서양인을 위한 숙소가 없다는 지적에 따라 연회장ㆍ행사장을 갖춘 서구식 고급호텔을 만들었다. 한국전쟁 때는 미군 장병을 위한 휴양소로도 쓰였다.


지금도 조선호텔을 비롯해 소공동 인근에는 다양한 고급 호텔이 몰려있다. 저마다의 이야기가 서려있지만 가장 극적인 건 롯데호텔이다. 소공동은 롯데의 호텔과 백화점 등 본사가 밀집해있어 롯데월드가 있는 잠실과 함께 서울 내 '롯데타운'으로 불리는 곳이다. 이 터에는 광복 전 조선 최고층 건물로 꼽히는 반도호텔이 있었다.


반도호텔은 일제시대 함경남도에 세계 최대 규모 질소비료 공장 소유주였던 노구치 시다가후가 '홧김에'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1930년대 어느 날 노구치가 공사현장에서의 남루한 옷차림으로 당시 최고급인 조선호텔에 들렀다가 문전박대를 당하면서 지금의 롯데호텔 부지를 하나 둘 사들여 더 높은 건물을 올렸다. 이 부지는 재일사업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모국에 투자를 확대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1970년 11월 이후락 주일대사와 신 회장은 귀국 후 청와대로 가 박정희 전 대통령과 면담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반도호텔 옆에 있던 국립도서관 부지와 함께 당시 관광공사가 운영하던 반도호텔을 불하해주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 시절 영빈관(현 호텔신라), 워커힐 등도 비슷한 절차로 재벌들에게 '분배'됐다.


일본에서 성공 후 한국에서는 알루미늄공장, 제과사업 정도만 했던 신 회장은 롯데호텔을 계기로 한국 내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했다. 1975년 시작해 3년 7개월 가량 걸린 호텔 공사는 중간에 수차례 투자액이 늘어 개관 직전 총 1억4500만달러가 들어간 것으로 당시 기록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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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특혜도 뒤를 이었다. 당시 강북지역 개발억제, 강남 인구분산 차원에서 백화점 설립이 절대 불가했는데 롯데는 호텔 바로 옆에 25층짜리 부속건물을 올려 백화점으로 쓸 수 있게 해달라고 당국에 요청했다. 서울시 담당 공무원은 "백화점이 아니라 쇼핑센터로 하면 되지 않겠냐"는 아이디어를 냈고 실제 당초 백화점 허가신청이 쇼핑센터 허가신청으로 바뀌었다.


정상천 당시 서울시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가 재가를 받아 곧바로 롯데에 통보한 게 1979년 10월26일이다. 재가 후 몇 시간이 지나 박 전 대통령은 궁정동 안가에서 명을 달리했다. 말년의 신 회장이 한국에서는 소공동 호텔에서만 머문다는 얘기를 들을 때면, 노기업인의 호텔에 대한 애착의 배경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짐작된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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