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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의 울분 "수십억 걸렸는데 심사위원은 내용도 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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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벤처 간담회
"PT 한 방에 수십억 R&D 정부지원금 결정"
"정작 심사위원은 엉뚱한 이야기하기도"
장관 "R&D 심사 프로세스 전면 개편"


벤처의 울분 "수십억 걸렸는데 심사위원은 내용도 잘 몰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를 방문해 '팹랩 서울' 에서 3D프린팅 제작 후 남은 플라스틱을 재활용해서 만든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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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 벤처기업에 연구개발(R&D)비 지원 사업 많이 한다. 1년 5억에서부터 3년간 20억 등 엄청난 규모도 많다. 그런데 이 모든게 프레젠테이션(PT) 한 방에 결정된다. 게다가 기업의 순수기술력보다는, '누구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느냐'와 같은 정치적인 것들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정부에서 벤처투자 심사받으려고 갔더니, 심사위원들이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자금 지원이 절실한 벤처들에겐 너무나도 힘든 순간이다."

4차산업혁명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들이 울분을 쏟아냈다.


19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종로 세운상가를 찾아 4차산업혁명의 최일선 현장을 둘러보고 종사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유 장관은 현장의 쓴소리를 묵묵히 받아적고 때론 반박과 설명도 곁들였다.


◆"PT한방에 수십억 지원금 결정…심사위원 전문성도 의심"


먼저 정부의 R&D지원 정책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다.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는 "R&D예산 심사가 PT 한 방에 결정된다. 또 심사위원들의 전문성 부족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 대표는 "전문적인 심사를 하시는 분들 중에는 심사현장에 하루종일 와 계실 만한 분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R&D 지원의 라운드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 번에 지원금을 수십억씩 한 곳에 쥐어주지 말고, 1라운드에 다수의 스타트업 선정하는 대신 지원금을 소액으로 나누고, 2라운드에서는 또 성과가 입증된 곳을 추려 금액을 나눠 지원하고, 최종 3차에서 한 곳을 지정해 지원금을 주는 대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이에 대해 현실적인 문제점을 털어놨다.


그는 "공정성을 유지하려다보니 평가위원들의 보안문제가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평가위원들에게도 심사보고서가 촉박한 시간내에 제공된다. 위원들이 수백페이지의 보고서를 쌓아두고 짧은 시간에 검토하다보니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신 이 문제에 대한 원천적인 개선을 약속했다. 그는 "프로세스상 겉으로 보기엔 투명하고 멀쩡한데, 속을 들여다보면 공정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R&D 지원 부분에 대해서 '과제의 기획→선정→평가→보상' 이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새로 다잡고 있다"고 말했다.


벤처의 울분 "수십억 걸렸는데 심사위원은 내용도 잘 몰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에 열린 '4차산업혁명 메이커스 지원시설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부주최 스타트업 행사, 투자설명회만 말고 파트너를 좀 연결해달라"

신창봉 모픽 대표는 정부가 주최하는 스타트업 행사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스타트업 행사에 가보면 대부분이 투자설명회 방식으로 진행된다. 스타트업이 돈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적합한 파트너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신 대표는 "일본 KDDI에서 진행한 스타트업 행사에서는, 주최측에서 참가업체 리스트를 미리 업체들에 제공했다. 스타트업이 특정 업체와의 미팅을 원하면 최소한 1시간 정도 심도 깊은 미팅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다. 정말 배운게 많았다. 실제 업체 관계자들과 1시간 얘기를 하다보니, 막연하게 갖고 있던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이 현실과는 전혀 다른 것임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박형주 이노씨앤에스 기술이사는 정부의 행정문제를 지적했다. 장애인 주차구역 관리시스템을 제작하는 박 이사는 "정부의 빅데이터가 필요해 당시 미래창조과학부에 문의를 했다. 담당부처는 그것이 개인정보인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기다려달라고 했다. 그러다가 행정안전부로 가보라고도 했다. 그러나 어느 곳에서도 답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타트업 사업운영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에 관해 문의할 수 있는 전문부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러와서 숙제를 많이 가져간다. 오늘 얘기된 내용에 대한 피드백을 반드시 해드리도록 하겠다"면서 "지능형 디바이스와 3D프린팅 등 관련 분야별 대책도 조만간 수립해 계속 챙겨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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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세운상가에는 2013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팹랩 서울'이 설치돼 운영 중이다. 팹랩은 3D프린터, 레이저 커터 등 디지털 제작 장비들을 활용하여 아이디어를 제품화·창업으로 연결해 주는 지원 민간시설이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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