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뇌물죄 등 18가지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박근혜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폭탄발언’을 내놓으며 더 이상 재판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유영하 변호사 등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도 16일 전원 사임의 뜻을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속행 공판에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지길 바란다"며 블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날 공판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지난주 법원이 구속연장 결정을 내린 이후 열린 첫 번째 재판이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이 지난 6개월간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온 이래 첫 발언이기도 하다.
박 전 대통령은 "오늘은 저에 대한 구속 기한이 끝나는 날이었으나 재판부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 13일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며 "검찰이 6개월간 수사하고 법원은 다시 6개월 동안 재판을 했는데 다시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결정을 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도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규정하는 무죄 추정과 불구속 재판이라는 대원칙이 힘없이 넘어지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변호인은 본 재판에서 진행할 향후 재판 절차에 관여해야 할 어떤 당위성도 느끼지 못했고 피고인을 위한 어떤 변론도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이에 모두 사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지난 1월 탄핵심판 당시에도 변호인 전원 사퇴를 시사한 바 있으나 실제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당시 변호인단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상당수 여론은 탄핵심판 지연과 여론전을 위한 ‘꼼수’로 해석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 측의 발언에 법원은 "영장 재발부가 유죄 예단은 아니다“라며 ”변호인 사임을 재고해 달라“고 만류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변호인 사임으로 새 변호인을 선임하거나 국선변호인을 선임해야하며, 이렇게 되면 방대한 수사기록과 이제껏 이뤄진 80여회의 공판 등을 미뤄볼 때 재판 지연이 불가피하다.
박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이날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일국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으로 사임하고 특검에 의해 기소돼 재판을 받는 중에, 그리고 최근에 구속기간 연장까지 된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법원이 헌법과 법률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재판부의 믿음이 없다’라고 하는 것은 사실상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박 전 대통령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묻는 노 의원의 질문에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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