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계, 기능성 우유 개발에 집중
흰 우유 소비 반등…멸균우유 성장세 두드러져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다양한 기능성 우유를 선보인 유업계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하락세를 보이며 고전을 면치 못하던 흰 우유 소비가 올해 들어 반등한 것.
완전식품이라 불리며 한때 호황을 누린 흰 우유 소비는 저출산으로 주 소비층인 영유아 수 감소와 대체식품 증가로 매년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유업체들이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소비 및 생활패턴에 맞춰 다양한 기능성 우유를 선보이고 장기보관이 가능한 멸균제품을 확대하면서 흰 우유 소비 증가를 도모했다는 분석이다.
16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국내 흰 우유 시장규모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누계 기준 1조376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다. 흰 우유 전체 시장 중 멸균 우유의 성장은 단연 두드러진다. 멸균 우유 시장규모는 같은 기간 315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49.1% 큰 폭으로 성장했다.
전체 시장에서 기능성 우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25% 안팎에 불과한 데다 건강을 추구하는 웰빙 트렌드가 지속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만큼 기존 제품과는 차별화된 기능성 유제품으로 위기를 타개한 유업계의 노력이 통한 것.
멸균우유는 우유를 일반 실온에서 자랄 수 있는 모든 미생물을 완전히 사멸시킨 제품이다. 빛과 공기를 차단하고 용기에 우유를 담을 때 무균상태로 충천해 장기간 상온보관이 가능하다.
이에 유통기한과 보관의 편리성에 힘입어 마트, 편의점 등 오프라인 채널에 국한됐던 우유 소비를 온라인 채널로 확대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분석이다. 1~2인 가구가 증가하고 온라인 쇼핑 성장으로 소비자들의 생활 및 소비패턴 역시 변화하면서 멸균우유를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대량 구매할 수 있게 된 것.
다양한 기능성 우유 또한 흰 우유 시장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인 기능성 우유인 '락토프리 우유'의 경우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누계 기준 142억원의 규모를 형성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2배(99.7%) 가까이 가파르게 성장한 수치다.
흰 우유 소비가 살아나면서 국내 유업계의 움직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최근 매일유업은 '매일우유 무지방0%'를 멸균제품으로 출시했다. 국내에서 무지방 우유를 멸균제품으로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일유업은 우유 속 유당을 제거해 배 아플 걱정 없이 마실 수 있는 락토프리 제품인 '소화가 잘되는 우유'도 판매 중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개인의 건강상태와 취향에 맞춘 우유를 선택할 수 있도록 꾸준한 연구ㆍ개발을 통해 우유 소비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롯데푸드 파스퇴르는 롯데중앙연구소와 협력해 지난 3년간 개발한 LB-9의 유산균주 2종의 특허 등록을 올해 2월 완료했다. 김치 유래 프로바이오틱 유산균 LB-9의 두 균주가 우수한 장내 도달률ㆍ항콜레스테롤 기능성을 지닌 것으로 인정받은 것. 롯데푸드가 이 유산균을 활용해 선보인 'LB-9 유산균 우유'는 출시 직후부터 매달 20% 이상 매출 증가세를 보이며 시장에 자리 잡고 있다.
유업계 관계자는 "일반 흰우유 소비가 줄어들면서 각 업체들이 기능성에 초점을 둔 제품으로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면서 "최근 주목받는 김치 유산균과 프로바이오틱스 등 기능성 제품에 대한 연구 개발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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