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국감]예술인 압박한 문예위 간부, 인사평가 최고등급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신청사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앞장선 고위간부에게 인사평가 최고등급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은혜 의원이 12일 공개한 문예위 자료에 따르면, 블랙리스트에 오른 박근형 작가의 작품을 지원사업에서 배제하는데 관여한 당시 예술진흥본부장 A씨는 2015년~2017년 3년간 실시된 업무평가에서 연도별로 각각 A, S, S등급을 받았다. 인사평가 등급은 S, A, B, C, D 순으로 매겨진다. 평가 대상자 170여 명 가운데 S등급은 20여 명, A등급은 30여 명이다.

올해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A씨는 박근형 작가의 작품을 지원사업에서 배제하려고 심사위원들을 압박하고 박근형 작가를 찾아가 수혜 포기를 종용했다. 이전부터 일각에서 꾸준히 의혹을 제기했으나 A씨는 2015년 이후 성과급으로만 1700만원 이상을 수령했다.

문예위는 오히려 공익 제보를 한 직원에게 인사평가 최하등급을 줬다. 2015년 특정 예술가에 대한 공연 방해 사실을 제보한 직원 B씨다. 이듬해 업무평가에서 D등급을 받은 뒤 퇴사했다. 성과급으로는 7만원을 수령했다.

유 의원은 "예술을 진흥하고 예술인들을 지원하는 독립기구에서 예술을 억압하고 예술인들을 배제하는 일에 적극적이었던 간부에게 최고등급의 평가를 줬다는 것은 문예위의 존재 이유 자체를 부정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