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글로벌 전략 완성과 경영진 세대교체를 위해 러닝메이트로 허인 부행장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회장이 경영 2.0 시대를 맞아 은행장직을 분리하는 등 조직 쇄신과 함께 KB국민은행의 글로벌화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는 맥락에서다.
윤 회장이 그간 젊은 CEO를 선호해왔다. 윤 회장은 평소 임원들과의 자리에서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젊은 CEO가 적합하다는 말을 하는 자주했다.
이런 맥락에서 허 후보자가 행장으로 결정이 되면 자연스레 조직 쇄신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관측이다. 허 후보자는 56세로 KB금융 내부에서는 경영진 세대교체라는 상징성을 가지게 된다.
이로인해 KB국민 지주와 함께 은행, 카드, 생명보험, 손해보험, 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의 연쇄 이동이 불가피하다. 실제 윤경은, 전병조 KB증권 각자 대표 등 계열사 9곳이 연말 임기가 끝난다. 윤 회장은 조직 안정에 최우선을 뒀던 1기 때와 달리 2기에는 경영진의 세대교체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지주 경영진들이 60년생 이후 인사들로 교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회장은 국민은행 중심의 글로벌 전략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회장은 경영 1기에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인수, KB금융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데 성공했다.
따라서 경영 2기에서는 국민은행을 필두로 KB손해보험 등 계열사글로벌 기업 M&A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윤 회장 역시 KB금융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글로벌화를 꼽고 있다. 윤 회장은 경영 1기 말 미국, 영국, 홍콩 등 주요 해외 거점에 글로벌 투자은행(IB) 데스크를 설치했다. 그리고 해외 법인을 지점으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자본력 문제를 해결했다.
허 후보자의 가장 큰 과제는 리딩뱅크의 완전한 탈환과 지속이다. KB금융이 신한금융지주와 리딩뱅크 타이틀을 둔 경쟁에서 2분기 당기순이익 규모에서 이겼다. KB금융은 2분기 당기순이익 9901 원을 기록했고 신한금융은 8920억원을 거뒀다. KB금융이 분기 실적에서 신한금융을 앞선 것은 2015년 1분기 이후 2년여 만이다. 그러나 상반기 합산으로 볼때 신한금융지주 1조 8891억원, KB금융지주 1조 8602억원으로 신한금융이 앞선다. 물론 3분기에 뒤집을 가능성이 높다. 윤 회장 입장에서는 하반기 경쟁에서 우위를 거둬 2017년 끝까지 리딩뱅크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인데, 맏형인 KB국민은행의 실적이 관건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윤 회장이 행장 선임을 계기로 경영 2.0 체제 퍼즐을 맞출 것"이라며 "1기 미션이 리딩뱅크 탈환 및 KB금융지주 안착이었다면 2기 미션은 세대 교체와 글로벌 전략, 지배구조 개선에 초점이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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