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KB 경영 2.0' 체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 회장은 겸직하고 있는 은행장직을 분리하는 등 조직 쇄신과 함께 글로벌ㆍ기업 인수합병(M&A) 전략을 새롭게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차기 회장 후보자로 선정된 윤 회장은 오는 11월20일 열리는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연임이 최종 확정된다.
윤 회장은 이 같은 선임 절차가 끝나면 은행장 선임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전날 KB금융 확대지배구조위원회(확대위)는 "윤 회장이 겸직하고 있던 은행장직과 회장직을 분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미 국민은행장 인선은 진행중이다. 현재로서는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 박지우 KB캐피탈 사장 등의 내부 출신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중에서도 양 사장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지주 부사장 시절 재무ㆍIRㆍHR 등 그룹 인사와 재무를 총괄했으며, KB손보로 자리를 옮긴 후 실적을 2배 가까이 신장시켰다. 확대위의 차기 회장 후보자 3인에 들어갔을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다.
은행장이 분리될 경우 자연스레 조직 쇄신으로 이어지게 된다. KB국민 지주와 함께 은행, 카드, 생명보험, 손해보험, 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의 연쇄 이동이 불가피하다.
실제 윤경은, 전병조 KB증권 각자 대표 등 계열사 9곳이 연말 임기가 끝난다. 윤 회장은 조직 안정에 최우선을 뒀던 1기 때와 달리 2기에는 경영진의 세대교체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지주 경영진들이 63년생 이후 인사들로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회장은 글로벌 전략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회장은 경영 1기에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인수, KB금융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데 성공했다.
따라서 경영 2기에서는 글로벌 기업 M&A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윤 회장 역시 KB금융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글로벌화를 꼽고 있다. 윤 회장은 경영 1기 말 미국, 영국, 홍콩 등 주요 해외 거점에 글로벌 투자은행(IB) 데스크를 설치했다. 그리고 해외 법인을 지점으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자본력 문제를 해결했다.
윤 회장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최대 관건인 지배구조 개선ㆍ투명화에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이 윤 회장의 연임 면접을 하루 앞둔 지난 25일 금융지주 내 은행, 증권, 보험, 자산운용 등 6개 계열사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키로 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자들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의결권 행사 지침을 말한다. 기관투자자가 특정 기업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해 주요 주주가 된 경우는 물론 주식 단 한 주를 갖고 있더라도 자신이 보유한 지분에 대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해 지배구조 투명화에 나서겠다는 윤 회장의 의지가 담겨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윤 회장 경영 2.0 체제 윤곽이 조직 쇄신과 함께 서서히 드러날 것"이라며 "1기 미션이 리딩뱅크 탈환 및 KB금융지주 안착이었다면 2기 미션은 세대 교체와 글로벌 전략, 지배구조 개선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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