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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반한감정 꿈틀]韓 '차도살인' 전략으로 뚫어야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5초

전문가 "재협상 불리하게 추진땐 5년간 수출 손실액만 19조"

[美반한감정 꿈틀]韓 '차도살인' 전략으로 뚫어야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무역대표부에서 열린 2차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 참석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등과 함께 양국 FTA 현안에 대해 의견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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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미국 일부 보수매체가 반한(反韓)감정을 조장하고 있는 것은 양국의 경제상황을 사실상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주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하이 볼(high ball)' 전략과 맞물리면서 부정적 시너지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난국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이 볼' 전략은 처음부터 극단적인 제안을 내놔 처음부터 협상 주도권을 잡는 방법이다. 실제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초반에 한미 FTA 폐기라는 극단적인 제안을 내놔 우리 측을 당황시킨 후 전략 수순대로 '재협상' 개시라는 성과를 얻어냈다.

여기에 '한국이 전자제품으로 미국을 공격하고 있다'는 우파매체 브레이트바트닷컴의 보도는 미국 내 반한 여론을 부추겨 미국이 FTA 재협상에서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를 관철시킬 수 있는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브레이트바트닷컴은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선임고문직에서 사임한 스티브 배넌이 설립했고 지금도 근무 중인 매체로 극우파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우리 측이 미국 내 한미 FTA 우호세력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이런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남의 칼을 빌려 상대방을 압도하는 '차도살인(借刀殺人)'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미 상공회의소(U.S. Chamber of Commerce)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폐기' 발언에 "미국 일자리를 하나도 만들지 못하고 오히려 많은 일자리를 잃게 할 것"이라고 반대성명을 내는 등 한미 FTA를 지지해 왔다. 미 상공회의소는 300만개 미국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강력한 로비단체다.


미국 쇠고기업계와 양돈업계도 한미 FTA 개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공식입장을 내왔다. FTA 발효전인 2010년 1억9200만 달러에 불과하던 미국산 돼지고기 대한(對韓)수출이 지난해 13만9724t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이들은 FTA의 강력한 우호세력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외 미국 내 로비력이 큰 미국축산협회, 북미육류협회, 미국육류수출협회 등 3개 쇠고기업계 단체장들도 개정에 사실상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최원목 이대법학대학원 교수는 "한미 FTA 개정이 한국에 반미감정을, 미국에는 반한감정을 고조시켜 한미 동맹관계를 크게 저해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통상당국이 모든 현안을 전체적으로 점검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인교 인하대 대외부총장 국제통상학과 교수도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으로 본다면 포괄적인 압박을 가하기 때문에 큰 틀에서 볼 필요가 있다"며 "미국은 무역수지 적자 불균형 해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 통상당국이 대응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남석 전북대 교수는 "한미 FTA 재협상이 불리하게 추진될 경우 2021년까지 5년간 우리나라의 수출손실액이 최대 170억 달러(약 19조2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수출손실 타격이 가장 큰 산업은 자동차산업으로 5년간 수출손실은 101억 달러, 일자리손실 9만명, 생산유발손실 28조원, 부가가치유발손실 7조원으로 추정 된다"고 밝혔다. 이는 한미 FTA 체결 후 연평균 무역적자 증가액이 2억 달러 이상인 자동차, 기계, 철강 산업에 한정해 관세를 조정한 것이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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