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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초호황]'도시바에 4조 투자' SK하이닉스, 얻은 것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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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독점 심사·일본 여론 감안 15%로 지분 제한
기밀 정보 접근도 차단…4조 투자 효과 의문
"중국 자본 도시바 인수 차단, 보이지 않는 효과"
한미일 연합 동참한 애플과 협력 강화 기대
장기적으로 도시바와 다양한 시너지 모색할 수도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인수가 아니라 투자입니다." 지난 9월28일 도시바가 한미일 연합과 반도체 자회사(도시바 메모리) 매각 계약을 공식 발표한 이후 SK하이닉스는 인수가 아닌 투자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미국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수가 아니라 투자라고 생각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SK가 이처럼 조심스러운 것은 앞으로 각국에서 진행될 반독점 심사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한국, 중국, 미국, 유럽 연합 등에서 반독점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중 중국 정부의 심사가 가장 까다로울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연합은 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해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기로 했다. 총 인수자금은 2조엔(약 20조원)이다. 이중 SK하이닉스의 투자금은 3950억엔(약 4조원)으로 콘소시엄 참여기업중 가장 많다.


하지만 향후 SK하이닉스가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은 15%로 제한돼 있다. 10년동안 이를 초과할 수 없다는 단서 조항도 달렸다. 투자금 3950억엔중 1290억엔만 전환사채(CB) 방식이고 나머지 2660억엔은 베인캐피탈이 조성할 펀드에 일반 투자자 형태로 참여한다.


내년 3월까지 도시바 메모리 매각을 완료해 채무를 해소해야 하는 도시바 입장에서는 반독점 심사를 빨리 끝내야 한다. SK하이닉스의 지분 제한을 둔 것은 이같은 상황이 고려됐다.


하지만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도 10년간 15%의 지분만을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과연 투자 실익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SK하이닉스는 도시바의 기밀 정보 접근도 차단됐다. 이는 기술 유출 우려에 대한 일본내 우려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中 자본의 도시바 인수 차단=이와 관련, 반도체 업계에서는 "중국 자본이 도시바 인수하는 것을 차단한 것만 해도 4조원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 도시바 인수전에서는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이 30조원을 제시하며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아이폰 위탁 생산으로 성장한 폭스콘은 일본 샤프를 인수하며 디스플레이 산업에 본격 진출한 데 이어 도시바 인수를 통해 반도체에 진출하려 했다.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폭스콘이 도시바를 인수할 경우 한국과 일본을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나 다름없었다. 현재도 중국 정부는 '반도체 굴기'를 앞세우며 반도체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한국 반도체 인력과 기술을 빼가려 하고 있다. 도시바는 낸드플래시을 처음 개발한 업체이며 현재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생산 기업이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폭스콘이 도시바를 인수했다면 낸드 플래시 기술을 확보했을 것이며 한국 기업들은 이에 대비하기 위해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큰 손' 애플과 같은 편 되다=SK하이닉스가 애플과 한배를 탔다는 점은 이번 인수전의 또 다른 성과로 평가된다.


도시바는 한때 미국 하드디스크업체인 웨스턴디지털과 매각 계약 직전까지 갔었으나 애플과 손잡은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에 새로운 제안을 하면서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애플은 해마다 10조원 규모의 낸드플래시를 도시바로부터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도시바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메모리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도시바 경영이 어려워지면 스마트폰에서 경쟁하는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델, 시게이트, 킹스톤테크놀로지 등 다른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도 비슷한 이유로 도시바 살리기에 동참했다.


전세계 PC 업계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전통적인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대체하고 있는 상황이다. SSD는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미국 IT 기업들 입장에서는 도시바가 무너지고 삼성전자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상황이 달갑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D램을 애플에 공급해오던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분야로도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 이번 도시바 인수전의 결과로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자연스럽게 삼성 대 반(反) 삼성 진영으로 바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인수에 반발해 웨스턴디지털이 제기한 소송이 원만히 마무리된다면 도시바-웨스턴디지털-SK하이닉스는 자연스럽게 반삼성 진영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 제휴는 차츰차츰=SK하이닉스가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낸드플래시 부분에서 협력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에서 2위이지만 낸드플래시에서는 5위에 머물러 있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도시바의 기밀 정보에 대한 접근이 차단됐기 때문에 당장 도시바와 기술을 제휴하기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와 관련, 최태원 회장은 "협력이라는 단계에서 보면 할 수 있는 협력이 지금 그정도라고 본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도시바와 다양한 시너지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태원 회장도 "반도체 업계가 더 상생할 방법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그런 점을 도시바 측에 잘 얘기해서 같이할 기회를 갖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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