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스페인 국왕이 독립을 추진하는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향해 날선 비판을 가했다.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는 3일(현지시간) 생방송 대국민 연설을 통해 카탈루냐 독립 움직임을 두고 “법치와 민주주의를 벗어나 스페인의 단결과 국가 주권을 깨뜨리려 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카탈루냐의 무책임한 행동이 모든 스페인의 경제, 사회 안정을 해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이끄는 스페인 정부에 대해 지지하며 “정당성 있는 국가기구들에 헌법 질서를 수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스페인은 입헌군주제 국가로, 국왕은 영국이나 일본 국왕 등과 마찬가지로 실권은 없으나 상징적인 존재로서 통상 대국민연설에서 사회통합적 메시지를 전해왔다. 이번 펠리페 6세의 대국민 연설이 극히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그간 지속돼온 카탈루냐 독립 운동과 관련해 온건한 메시지만 발표해 왔던 그가 처음으로 비판을 쏟아낸 점에 비춰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카탈루냐 지역 주민투표를 스페인 정부가 경찰력을 동원해 강제로 진압하며 여론이 등을 돌리자 ‘소방수’로써 국왕이 등판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스페인 정부의 강경 방침에도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며칠 내로 독립을 선포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자치정부 수반은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주민투표 집계가 완료되면 독립을 선포하겠다”면서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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