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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연료개발의 산실 '비날론' 공장, 비날론은 대체 어떤 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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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연료개발의 산실 '비날론' 공장, 비날론은 대체 어떤 물질?      지난 3월, 북한에서 실행한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 모습(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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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북한 함경남도 함흥시에 위치한 화학섬유공장에서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액체연료인 '다이메틸 하이드라진'(UDMH)을 자체 생산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알려지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공장은 '비날론(vinalon)'이란 화학섬유를 생산하는 곳으로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함흥에 집중된 화학섬유 공장들을 비밀리에 미사일 연구소로 운용하면서 화학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추정 중이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저명한 미사일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 연구원은 북한의 공식 과학 저널인 '화학과 화학공학'에서 UDMH 개발 정황을 의심케 하는 논문을 찾아냈다며 북한이 이미 UDMH를 자체 생산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北 미사일 연료개발의 산실 '비날론' 공장, 비날론은 대체 어떤 물질?      북한 함경남도 함흥의 고체연료 생산시설 위성사진(사진=연합뉴스)

UDMH는 로켓의 액체연료로 사용되는 맹독성 화학물질이다.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 질산이 산화제로 함께 사용된다.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어서 한번 주입하면 1주일 정도 발사대기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며 미사일 1발에 30분이면 연료 주입이 가능하다. 다만 맹독성 물질이라 러시아 등 주요 사용국가에서도 최근에는 사용을 꺼리는 물질이다. UNMH 1g만으로도 1㎦의 공기를 오염시킬 수 있으며 그 영향은 20~30년간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이스 연구원에 따르면 2013~2016년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화학과 화학공학' 논문은 언뜻 보기에는 독성이 있는 폐수를 관리하는 방법을 다룬 원론적인 내용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복잡한 지식을 교묘하게 담고 있다. 이 논문에는 정화 수준을 높이는 방법이 소개됐는데 사실 이것이 고성능 미사일 개발에 중요한 항목이라는 것이다. 루이스 연구원은 "논문 내용을 보면 추측이나 초기 단계가 아닌 것 같다"면서 북한의 UDMH 연구가 상당 기간 진행된 것으로 추측했다.


北 미사일 연료개발의 산실 '비날론' 공장, 비날론은 대체 어떤 물질?      과거 김정일이 함흥의 비날론 공장 시찰에 나섰던 모습(사진=연합뉴스)


한가지 특이점은 이 논문의 저자 중 한명이 함흥에 위치한 비날론 제조공장 소속으로 돼있다는 점이다. 루이스 연구원이 이끄는 팀은 북한의 화학 관련 연구 목록과 대조해본 결과, 해당 논문의 저자 중 한 명인 차석봉이란 인물이 함흥에 있는 한 화학섬유 공장 소속임을 확인했다. 이 공장은 북한에서 이른바 '주체 섬유'라고 부르는 비날론이라는 화학섬유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루이스 연구원은 이 공장에서 UDMH가 비밀리에 생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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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날론은 북한의 저명한 화공학자인 리승기 박사가 1939년 개발한 합성섬유로 나일론에 이어 세계 2번째로 만들어진 합성섬유다. 그는 일제강점기인 1939년, 일본 교토제국대학의 사쿠라다 교수팀에서 비날론을 개발, 사쿠라다 이치로 교수 이름없이 혼자 명의로 논문을 발표할 정도로 이 합성섬유 개발 분야에 핵심멤버였다. 광복 전후 월북한 리승기 박사는 북한의 풍부한 석회석을 원료로 여러 유기화학 제품 개발에 힘썼으며 1996년 향년 90세로 사망할 때까지 수많은 화학 개발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비날론은 북한에 풍부한 자원인 석탄과 석회석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생전 김일성이 체제 선전에 많이 활용했으며 주체사상의 산물로 주체섬유라는 이름까지 붙여줬다.


함흥의 비날론 공장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연료개발이 이뤄졌단 사실은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에 상당한 여파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그동안 함흥은 동해상에 노출된 지역으로 각종 화공기술을 개발하기에는 기밀 유지에 취약한 지역으로 알려져있었다. 그러나 일제 패망 직전에 일본의 핵개발 및 화공개발이 함흥과 흥남비료공장을 중심으로 전개됐던 역사가 있고 북한 내 화학공장들이 밀집해있어 예전부터 비밀 군사화학작업이 진행되고 있을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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