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휴대폰 유통 현장 방문
"오후8시 전산마감 앞당겨달라" 요청에
"근로여건 개선도 중요하다" 답해
"상한제폐지 따른 과열경쟁 자제도" 당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해 "휴대폰 유통현장의 대규모 일자리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우려의 시각을 나타냈다.
28일 경기도 안양 범계역 인근의 이통통신 대리점을 찾은 이 위원장은 "단말기 완전자급제의 취지는 좋지만 자칫 잘못하면 유통현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자급제가) 유통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이런 부분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이동통신서비스는 이통사에서, 단말기는 단말제조사에서 따로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자급제가 시행되면 현재 일반적인 이통서비스+단말기 결합판매가 불가능해진다. 그러나 국내 휴대폰 대리점·판매·유통점은 결합판매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자급제시 유통점은 당장의 영업전략에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지원금 상한제 폐지시 경쟁 과열 우려…시장 안정화 중요"
대리점 현장의 애로사항을 묻는 이 위원장의 질문에 유성민 SK텔레콤 범계역 대리점점장은 "단통법이 있기에 전국 어디나 휴대폰 판매가격은 균일하게 저렴하다. 그런데 집단상가나 온라인 등에서 핫스팟성 '가격 후려치기'가 여전히 빈발한다. 일반 소매점들은 너무 힘들다. 방통위 차원에서의 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위원장은 "현장의 어려움을 충분히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이달로 일몰되는 지원금 상한제 폐지에 따른 이통시장 과열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 위원장은 "이통사간의 서로를 죽고 죽이는 경쟁은 시장에도 소비자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결과적으로 이용자에게 해가 된다"며 과당경쟁 자제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매장 직원들에게는 "소비자들에게 선택약정할인제도 등 통신비 인하 관련 제도를 충실히 설명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장직원 "전산마감 시간당겨달라"…이효성 "근로환경 개선 필요"
이날 이효성 위원장은 대리점 현장의 근로환경도 점검했다. 유성민 점장은 이 위원장에게 "이통사 전산마감이 현재 오후 8시인데, 이를 앞당겨주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전산마감이 늦어 퇴근시간이 늦어지고, 저녁이 있는 삶이 불가능하다는 호소였다.
이에 이 이원장은 "근로환경 개선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면서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채영훈 SK텔레콤 강서마케팅 팀장도 "저녁이 있는 삶은 모든 유통망 현장 종사자의 희망이다. 전산 마감을 앞당기면 근로여건이 좋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 참석한 김성길 LG유플러스 수원지점장은 전산마감시간 축소에 대해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유 점장은 "유통망의 소상공인은 하루 벌어 하루사는 분들이 많다. 직원들 두 명 이상 둘 수 없는 소규모 매장도 많다. 그런데 이통사 고객들은 대부분 퇴근 이후 시각에 매장을 찾아온다. 오후 8시 이전에 전산이 마감되면 그런 분들이 당일 개통에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업계 특성상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방안이 있다. 여건상 오후시간을 줄이지 못한다면 비교적 업무강도가 적은 오전 출근시간을 늦추는 식이 가능하다. 오전 일찍 출근해 밤늦게 퇴근하는 관행은 고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