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아직 결정을 못했다. 주변 얘기를 들어봐도 막상막하라고 한다." (70대 남성 조합원)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 국내 재건축 시장 역대 최대 규모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 주구)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긴장감이 흘렀지만, 그간의 치열했던 수주 홍보전과 달리 차분했다. 시공사 후보자인 현대건설과 GS건설 영업사원들이 길게 줄을 서 있지도 않았고 따로 홍보전이 없었다.
이날 조합원들은 전세버스를 타고 임시총회가 열리는 잠실실내체육관을 찾았다. 총회 시간이 가까워오자 조합원들은 명부를 확인하고 체육관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공사는 오후 2시 2차 현장설명회에 이어 현장 투표로 결정된다.
전날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치러진 부재자투표에서 전체 조합원 2292명의 80%가 넘는 1893명이 참여한 상황. 나머지 조합원들이 현장 투표한 결과와 합산해 최종 승자가 가려진다.
조합원 투표 결과는 예측 불허다. 판세를 놓고도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조합원의 82%가 표를 행사한 만큼 부재자투표 결과가 시공사 선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조합원 의견이 팽팽한 만큼 나머지 조합원들의 표심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 때문인지 이날 현장에서도 차분한 분위기 속 긴장감이 감돌았다.
한 건설사 직원은 "오늘도 사장님이 조합원들 앞에 선다"면서 "내부적으로도 현장투표가 남아있는 만큼 막상막하라고 보고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포주공1단지 인근의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렇게 떨리고 긴장되는 시공사 선정 총회는 처음"이라고 했다.
반포주공1단지는 현재 5층 아파트 2120가구를 35층 5388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만 2조7000억원으로 총 사업비는 10조원에 달해 단일 주택공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규모도 규모지만 특히 이번 수주전의 승자는 향후 전개될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이 막판까지 치열한 수주전을 펼친 것도 이 때문이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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