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정치권 단합하고 국민 마음 모아야 위기 극복"

文 대통령, '10·4정상선언 10주년 기념식' 축사
"우리는 북한의 핵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
"北, 핵 포기하는 대신 국제사회와 발전 도울 것"
"盧 대통령, 국민들 가슴에 영원히 살아계실 것"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여야 정치권이 정파적 이익을 초월해 단합하고 국민들께서 평화라는 오직 하나의 목표로 마음을 모아주시면 우리는 늘 그래왔듯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열린 '10·4정상선언 1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한반도 안보) 위기를 넘어서야 10·4 정신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어 "평화는 현실이 될 것이며 10·4 정상선언은 여전히 살아있는 합의로 숨 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10·4 정상선언 합의 중 많은 것은 지금도 이행 가능한 것들"이라며 "
특히 평화, 군비통제 분야에서 합의한 군사회담의 복원은 남북 간의 긴장완화를 위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도적 협력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이산가족 상봉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10·4정상선언을 '한반도의 평화지도'라고 표현했다. 그는 "한반도에서 전쟁과 반목의 역사를 걷어내고 평화와 공동번영의 새로운 지도를 그려나가자는 남북의 공동선언이었다"며 "저와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신북방정책 역시 그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0·4정상선언은 노무현정부에서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며 "역대 정부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오랜 세월 한 걸음, 한 걸음씩 힘들게 진척시켰던 노력의 결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0·4 정상선언이 이행돼 나갔다면 현재 한반도 평화 지형은 크게 변해 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악화의 원인이 10·4정상선언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10년 전, 남북의 두 정상은'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을 했다"며 "그 선언이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남북관계가 지금과 얼마나 달라졌을까 생각해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난 10년, 역대 정부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됐고 남북관계는 박정희 대통령의 7·4 남북공동성명 이전으로 되돌아갔다"며 "남북관계는 완전히 단절됐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갈수록 고도화돼 우리 뿐 아니라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치르고 있는 엄청난 비용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의 핵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이고 단호하게 압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북한에게도 여전히 기회는 열려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발전을 도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고뇌 속에서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던 노무현 대통령님이 그립다"며 "이 땅의 평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신 분이었다. 언제나 당당했고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이라고 회고했다. 이어 "10·4정상선언은 금단의 선을 넘는 수많은 국민들에 의해 반드시 이행될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은 그런 국민들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계실 것"이라고 덧붙였다.